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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진보신당 김혜경 비대위원장 인터뷰] 강정, 야권 연대, FTA, 진보신당에게 묻다.

강정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제주시청 시위에 참가 중인 김혜경 진부신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우측에는 민주당 김재윤 의원도 함께했다.


10월 29일 제주도 시청 앞에서는 강정 마을 해군기지 반대 시위가 열렸다. 오후 3시에 시작하여서 7시 강정마을 문화의 밤으로 이어지는 이 시위에는 많은 시민단체와 야권 인사, 지역 주민들이 참가하여 성황이었다. 시위대 바깥으로 엄청난 숫자의 경찰, 전경들이 있었으나 시위는 평화롭게 끝났다. 거리 시위까지 마치고 필자는 김혜경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약 20여분간 강정 사태, 여권 통합, FTA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했다. 

김혜경 위원장 [네이버] 김혜경 위원장은 현재 민주신당 비상대책 의원장으로서 민주노동당 대표(2004)였으며 이후 탈당, 진보신당의 초대 멤버로서 고문을 맡다가 2011년 9월부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혜경 위원장과의 인터뷰

도라에몽 (이하 도라) : 바쁜 와중에 인터뷰 응해줘서 감사하다. 먼저 강정 마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현재 강정 마을에 해군기지를 세우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진보신당이 강정 마을에 대해 갖는 입장과 왜 반대하는지 간단히 설명해달라.

김혜경 (이하 김): 우리 진보신당의 이념적 가치가 생명과 평화, 연대, 생태다. 그런 부분에서 생태를 보존하고 또 평화를 유지하며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 우리당의 이념이다. (당의 활동이) 반드시 이념 때문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에 관한 문제와 생태라는 문제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파괴하거나 말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진보신당이 주체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 국가 안보상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  해군기지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게 왜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강정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며, 그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세계인들이 찾는 섬이다. 그런 슬로건을 허물고 강정 마을 주민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해군기지를 지어나 하나? 더욱이 이 해군기지 건설은 우리나라 군인들이 머무르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현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이 어떻게 다른 곳으로 옳길 것인가를 궁리한 결과이다. 지금 오키나와 주민들은 미군 철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이 주둔지를 옮겨야 하는데, 그 다음 주둔지로서 강정을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히 우리 해군의 문제가 아니고, 미군이강정에 주둔할 경우 생기는 문제, 나아가 미국과 관련한 국제적 문제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강정에 해군기지를 세우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 발언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자세한 것은 강정 마을 까페에서 군사적으로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글을 읽어보거나 차후 본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도: 현재 강정에서는 공권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위 중 구속이나 출혈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시위 중에 구속 당한 사람이나 폭력을 당한 사람을 당 차원에서 보호하거나 대응할 방법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김: 물론 그렇게 해야 한다. 정당들이 정치를 하는 목적은 국민의 안영(安榮)을 정당이라는 체제를 통하여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강정뿐만 아니라 한진 중공업 사태, 한미 FTA 문제에서도 폭력 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권력이라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국민에게 폭력을 쓰기 위해 공권력이 동원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진보 신당은 공원력이 국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보며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가능한 강구하고 있다. 지금도 진보 신당은 현 정권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강정 마을 등과 같이 공권력의 폭력이 일어나면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법적인 대응 또한 강정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강구할 것을 결의한 바가 있다.

도: 이번 서울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힘입은 박원순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었다. 박원순 시장이 출근을 한 첫날 박혜경 위원장을 찾아갔다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나?

김: 박원순 시장은 시장이 된 첫 날, 각 당을 방문하여 당대표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진보신당은 이번 서울 시장 선거에서 공동선대본부에 결합하였다. 그리고 나는 당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함께 선거운동을 했다. 진보신당은 후보 시절 박원순과 함께 정책적인 부분을 논의했었다. 이렇게 논의한 내용은 공약 사항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그래서 나는 박원순 시장을 만나 후보시절 한 정책과 약속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시민의 후보로서, 동시에 야 5당의 단일 후보로서 박원순 시장도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정치권(정당 정치를 의미하는 듯함)에 들어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올바른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소리를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이를테면 뉴타운 재개발 문제나 공공 기관에 속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취업난, 노인 부양 문제와 같이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대해 진보신당이 제안한 것이 있다. 나는 이러한 문제가 시장으로서 우선 순위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용산 참사와 같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도: 이번 시장 선거에 관련하여 조금 더 이야기하겠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란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여권 연대의 힘으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는 이겼지만다른 기초 단체장에서는 참패를 했다. 이로써 야권 연대의 필요성은 불가결하게 되었다. 진보신당이 그리는 야권 연대는 어떤 형태인가?

김:  이번 기초 단체장이 한나라당에서 나왔지만 사실 그 후보들이 한나라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기초단체장들은 한나라당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갔다가 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번에 기초 단체장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이름만 한나라당을 걸고 기초 단체장이 되었을 뿐이지 자신의 철학이나 이념이 확실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그들이 자기 주민들을 위해 일할 의지가 확실히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쨋건, 우리는 앞으로서의 대선, 총선을 위해 정책적인 연대를 기본적으로 해야한다고 본다.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어느 정도 각 당의 후보 중 진정성이 있고 당선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 박원순 시장을 단일후보로 세웠던 것처럼 진보적인 후보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힘이 있다고 해서 욕심을 부리면 연대가 불가능할 것이다. 

도: 야권 통합은 논외인가?

김: 진보신당은 이미 9.4 전당 대회에서 통합연대를 부결했다. 아직 통합하기에 때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진보 대통합'은 언젠가는 이루져야 하는 문제긴 하다. 그러나 지금 당과 당이 통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다만, 정책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언제든 함께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를 선출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다른 당에서 정책적으로 동일한 후보를 낸다면 협의를 통해 단일화할 수 있다. 

도: 박원순 시장이 제 3 창당은 없을 것이며 민주당 위주로 야권이 연대할 것이라 말했다. 야권 통합의 주도권 경쟁에서 진통이 예상되는데?

김: 박원순 시장의 인격을 봤을 때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이 그렇게 말한 것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원하지 않았다면 현실적으로 당선이 어려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박원순 시장이 제 3 창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도: 그렇지만 박원순 시장의 발언에 힘입어 민주당이 자기 당 위주로 야권 연대에 주도권을 잡으려 할 수도 있지 않나?

김: 진보신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이 민주당이 하고자 하는 바에 휘말릴 정당들이 아니다. 각 정당들은 정당마다의 정체성이 있으며 각 당은 서로를 존중해야 할 부분이 있다. '내가 힘이 쎄니 너가 이렇게 해'라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지만 중요한 가치를 있는 다양한 계층과 정당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조화롭게, 하나의 정당이 아니라 하나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연대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그것이 폭넓은 정치라고 생각한다.

도: FTA가 세간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 전만해도 FTA에 대해 확실한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장 선거가 끝나자 FTA비준안 반대를 선언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초기부터 FTA를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재협상 이전 FTA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이것을 볼 때, 재재협상에 대한 목소리는 함께 내고 있지만 진보신당과 민주당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은채 함께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 FTA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다. 열린우린당 시절에는 여당 대부분이 FTA를 찬성하는 측이었다. 당시 진보신당은 없었고 민주노동당은 반대를 표명했다. 민주노동당이 반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당이 FTA를 진행했었다. 그때는 FTA에 대해 민주당이 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 후 이명박 대통령은 FTA를 위해 미국에 소고기 문제를 '서비스'하면서 촛불 집회가 일어났다. 이 과정을 통해 민주당이 FTA의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그때 민주당은 FTA가 필요하다는 명분 때문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일부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민주당이 FTA비준에 대해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되면서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요구하게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2011. 10. 31일)에 각 당 대표의원 총회가 있다. 진보신당은 의원은 없지만 대표단이 참여할 것이다. 어제도 각 당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 현재 민주당은 정부가 재재협상을 하지 않고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보신당도 마찬가지이다. FTA 체결해서 자동차 몇 대 더 팔자는 것에 온 국민의 생존권을 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쨋건, 민주당이 늦게나마 국민과 국익을 위해 합류한다면 함께 가야한다.

도: 재재협상 이후에는 (민주당과 진보신당, 민주노동당과의) 이견이 나올 수 있지 않나?

김: 재재협상이라는 것 자체가 FTA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건데, 이미 무역 통상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적인 관계이다. 처음부터 시작을 안했으면 좋겠지만 지금에 와서 무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 알겠다.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진보신당이 생각하는 '진보'란 무엇인가?

김: 단순하다. 진보신당은 생태, 생명, 평화, 연대다. 말은 쉽지만 생활에 어떻게 녹여내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강정 같은 생태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번 정권은 이런 생태를 파괴하는 앞장서고 있다. 강정만 아니라 재개발 문제도 그렇다. 진보신당은 이것을 같이 지켜내고자 한다. 이것을 지켜내는 방법은 이론적인 방법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현장에 참여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참여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전쟁을 도발하여 주민들을 위험에 처하는 것에 철저히 반대를 해야한다. 만약 정권이 이러한 사업을 강제로 진행한다면 막아야 한다. 연대는 양극화, 빈곤, 노동자 문제와 같은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진보신당은 이들과 함께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도: '참여'와 '연대'라는 말을 했는데, 지금 메이저 언론에서는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외부세력', '직업 시위꾼', '집단 이기주이자들'이란 단어를 쓴다. 이런 프로파간다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 언론들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편에 서서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인들은 깊히 반성을 해야 한다. 나는 이러한 언론인들이 언젠가는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진보신당은 이러한 왜곡된 언론에 대해 맞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위 '조준동'이라 불리는 언론에 대해 진보신당은 철저히 대응을 하고, 일반 언론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 알았다. 이것으로 인터뷰를 인터뷰를 마치고자 한다. 지금까지 내셔널 도라그라픽의 도라에몽21세기였다. 인터뷰에 감사한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혜경 위원장은 평화버스를 타고 강정 마을로 떠났다. 비가 오고 경찰들이 쌔까맣게 몰렸지만 시위는 평화롭게 끝났다. 제주시청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올릴까 한다. 

*이것은 녹취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도라가 편집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다음차에는 강정 마을 해군기지 찬성(안보상의 이유)에 대한 재반론을 정리하여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