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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도라&다이몽] 2화 강정 마을 해군기지 유치가 가진 군사적인 문제점들


다이몽
: 지난 시간에 이어 강정 마을 사태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보자. 지난 2007년 민군 복합항에 여야가 합의를 했지만, 국방부는 복합항이 아니라 군항에 민간 기장지 건설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왜곡했다.

도라: 국회에서 합의한 '민군 복합항'과 국방부에서 추진한 '민간항 병행안'은 다른 것이다.  기존 민군 복합항은 민항이 중심이 되고 해군이 '필요할 경우' 기항을 하여 물자를 보급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방부에서 내놓은 복합항은 군항을 중심으로 다른 한쪽으로는 민간 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항을 따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군사시설의 성격이 더 강할 것은 뻔하다. 그리고 최근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2011. 10. 01, 제주일보)에 의하면 강정 마을에는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이 기항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간항으로서 강정 마을은 그렇게 좋은 후보지가 아님에도 해군은 '민군복합 미항'이라는 슬로건을 무리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정부가 서로 다른 협약서를 갖고 있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번년 9월 16일 민중의 소리에서는 국방부가 민항복합미항을 추진하지만 또 다른 협의서에서는 해군기지 협약서라고 표기했음을 명시한다. 이는 국민에 대한 기만이다.

다이몽: 또 다른 문제를 짚어보자. 후보지 선정부터 현재는 해군 기지 건설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유발하고 있다.

도라: 2007년부터 강정 마을 주민들은 유치 철회 시위를 요구했다. 2009년에 착공하여 현재는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국방부와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해군에서는 더 이상 해군기지 건설을 미룰 수 없기 때문에 강행하자는 입장이다. 주민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해졌다. 지난 번 본지에서 실었던 현애자 17대 의원의 인터뷰(http://dorahouse.tistory.com/141)를 보면 절차상 주민들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주민들은 여기서 더욱 분노하였고 해군과 주민들이 협상을 통하여 입장차를 좁힐 여지가 사라졌다. 주민들은 육탄 시위로 건설 진행을 막는 방법을 택했다. 절차적으로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남아있지 않았다. 공권력은 당연히 해군편을 들어줬고 시위자들은 군사지역 무단 친입과 불법 시위라는 죄목으로 구속이나 폭력을 당하였다. 한편 사태가 커지자 진보성향의 시민이나, 시민 단체, 야당이 지지를 표명하며 함께 시위를 하고 있다. 해군기지에 관련하여 공권력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부당하게 대우했는지 알려주는 글이 있다. 강정마을 카페, 주민들이 당한 고통의 실체라는 글이다.

다이몽: 강정 마을 해군기지 건은 진보적인 사람들에게도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강정 마을 사람들이야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그렇다해도 국가 입장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하지 않을까?

도라: 강정 마을 주민들의 이해관계과 국익을 놓고 보았을 때도 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이것은 국익이 주민들의 이해관계과 반목할 때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야 하는가라는 철학의 문제다. 강정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에 앞서 주민 자치에서 간섭을 받았다. 앞서 말했지만 전체 주민 1600명 중 해군기지 유치 회의에 참여한 사람은 불과 86명이었다.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정부가 강정 마을 주민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강정 마을 사람들은 부당하게 자신의 터전을 빼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는 소수의 이해가 아닌 인권마저도 침해하면서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가란 문제가 나온다. 누군가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말그대로 '제 삼자의 논리'다. 만약 국가가 필요할 때 언제든 개인의 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 누가 국가의 압력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다이몽: 정부에서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진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가 안보를 경시할 수는 없지 않나? 

도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주장 중에는 군사적으로 제주도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제주도 강정은 천연적으로 군사 항구가 되기에는 부적합하다. 병력을 결집하는 군항은 무엇보다도 방어하기 좋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외해로 나가는데에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내해의 협만에 군항을 만든다. 왜일까? 잠수항의 공격 때문이다. 현재 해전은 함수함의 공격을 얼마나 잘 막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잠수함의 유일한 약점은 느리다는 거다. 그런데 배들은 항구에 들어오기 전부터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진입하게 된다. 속도를 늦춘 전함들은 당연히 잠수함의 좋은 먹잇감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군항지들은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잠수함으로부터 속도가 떨어진 군함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그런데 강정은 구불구불한 협만이 아니라 사방이 트인 해안이다. 해군은 여기에 인공 구조물을 쌓아 인공적인 협만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연의 협만과는 달리 콘트리트로 된 제방이 잠수함의 공격을 막아줄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로 만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이몽:  해군에서는 제주도가 위치상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라면 잠수함에 대한 대처가 미약할지라도 해군 기지를 만들 수도 있지 않나?

도라: 그런 말은 제주도 외에는 해군기지로서 다른 대안이 없을 때가 할 수 있는 말이다. 해군에서는 진해가 제주도에서 너무 멀어 중국에게 선점을 당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중국에서 제주도까지 오는 시간은 약 하루다. 그에 비해 진해에서 제주도까지 출동하는 시간은 길게 잡아도 7시간이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없어도 이미 제주도 연안은 국군이 장악할 수 있다. 즉,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능력은 이미 갖추어졌단 이야기이다. 또 강정 마을과 같은 위치면 오히려 군사적으로 불리하다. 그것은 공군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미 제주도에 공군 기지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현대 해전의 꽃은 항모전이다. 바다의 전투라고 하지만 결국 하늘의 싸움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국방부에서 강정에 공군기지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하지 않는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제주도에서도 강정은 거의 남단이다. 제주도 남해 연안을 제외하면 남해 바다는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다. 즉, 이 남쪽 바다에 비행기를 띄우려면 일본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공군이 있어봐야 제대로된 작전 수행도 못하는 동네에 누가 공군 기지를 짓겠나? 결국 공중의 전투지원이 없는 강정 마을은 해군 기지로서 불리한 위치일 수 밖에 없다.

 다이몽: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생겨도 제주도 이남 해역에 대한 영향력 확보가 불가하다는 말인가?

도라: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어도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논리도 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산호다. 그리고 현재 이어도 해상의 방공식별권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이 가지고 있다. 만약 제주도 강정을 남쪽 바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진두기지로 쓰려한다면 우선, EEZ(배타적 경제수역)과 방공식별권을 일본과 재조율해야한다. 그리고 남쪽 바다에 대한 군사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미국에게서 전시작전권을 회수받아야 한다. 이러한 선행작업 없이 단지 제주도 강정에 해군기지를 만든다고 해서 한반도 남쪽 바다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될 일은 없다. 오히려 제대로된 군사 작전도 가능하지 않은 곳이 강정이다. 결국 강정 해군기지는 제주도 남쪽 바다에 대한 영향력 확보가 주목적이 아니란 말이 된다. 견제 대상이 일본이 아니라면 어딜까? 답은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이몽:  중국의 해군력이 커지고 있으니 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하자는 소리도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제주도에 해군 기지를 들여야 한다는 주장엔 어떻게 생각하나?

도라: 중국 견제는 필요하지만 앞서 말했든 제주도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중국에 대한 방어 수준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제주도에 있는 해군 기지는 방어적은 측면에서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공격적인 견제'를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동아시아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국가에게 필요한 것이지 한국처럼 중국과 무역을 통해 성장하는 나라에서 취하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제주도를 비롯한 진해와 오키나와는 대중국을 위한 미국의 기지로서 활용될 것이다. 혹자는 어차피 한국은 미군과 협동방어체계이기 때문에 미군이 강정 기지를 쓰는 것이 무엇이 나쁜 것이냐 반문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이 강정 기지는 한국이 제주도를 보호할 목적이 아니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더욱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강정 기지를 미군이 이용한다는 개연성은 물론이거니와 실제로 강정에 기지가 생기면 득 보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픈 미국이나 일본이다. 이러니 강정 기지가 미군 기지나 다름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참고한 글들
잠수함에 취약한 강정마을
군사적인 문제점 1
군사적인 문제점 2
미국과 일본의 대중국 전략
그 밖의 문제점들
시사인 미국 언론인이 본 해군기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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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가 계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