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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도라&다이몽] 1화 강정 마을 사태. 거대한 싸움의 태동!

도라: 내셔널 도라그래픽에서 새롭게 도라&다이몽 코너를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 나는 도라라고 한다. 앞으로 도라&다이몽에서는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것이다. 뭐, 어떤 주제를 다를지는 순전히 이놈에 필자의 생각이긴 하다만...일단 주어진 주제에 대해선 다각적인 방면에서 심도 있게 다룰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다이몽: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당신, 지식 얕은 건 세상 사람들 다 안다.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이빨 까서 떼울 생각말고 사전 조사를 철저히해서 임했으면 좋겠다. 나는 도라&다이몽에서 인터뷰어를 맡은 다이몽이라고 한다. 이 코너는 도라와 다이몽의 가상 인터뷰로 도라와 다이몽이라는 가상 인물들간에 인터뷰를 통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도라와 다이몽은 필자의 분열된 의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도라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썰을 풀고 때로 밑도 끝도 없는 자신만의 코멘트를 달기도 할 것이다. 나는 도라의 지적 허풍을 막는 역할을 한다. 즉, 도라가 설명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페르소나라면 도라의 말도 안되는 추측에 제동을 걸거나 반박하는 페르소나이다....

도라: 인터뷰어가 말이 너무 많다. 자, 그런데 첫회인데 떡도 안돌리나? 나름 이 코너를 준비하면서 기대가 컸단 말이다.

다이몽: 골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와중에 무슨 떡 타령인가? 글 안써진답시고 술이나 먹지 마라. 에...이번 주제는 강정마을 사태이다. 

도라: 첫 회인데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꼭 정치 이야기를 하란 법은 없지 않나? 예를 들어 소녀시대나 카라와 같이 일본에서 분 한류 열풍에 대해...

다이몽: 그건 당신이 관심 있는 주제겠지. 막상 당신 조카만한 애들 다리보면서 침흘리는거 말고 '한류'에 대해 도무지 아는 것도 없지 않나? 음..됐고, 첫 번째 주제를 뭐로 삼을까 생각을 많이 했지만, 강정 마을에 대해선 우리가 말할 것이 많겠다싶어 골라 보았다. 또, FTA나 한진 중공업 사태 때문에 강정 마을이 언론에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강정 마을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이유도 있다. 이제 딴 소리 그만하고, 강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도라가 찍은 구럼비 해안의 아름다운 모습



도라:  알았다. 어 흠, 흠. 강정 마을 사태를 간단하게 놓고 보자면 강정에 해군 기지를 만들려는 정부와 해군 기지를 반대하는 강정 주민들의 싸움이다. 최근에 들어 수면 위에 떠올랐지만 사실 강정 마을 사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길고 복잡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2001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다만 해군기지에 대한 주민의 반대가 극렬했기 때문에 제주도는 이 문제로 6년 동안 골머리를 썩게 된다. 뉴스에서 제주도에서 일어난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조명한 것은 2006년 5월이었다. 당시 박태환 제주도지사 시절, 정부는 해군기지 설립 내정지로서 위미 1리, 위미 2리, 화순를 꼽았다. 즉, 처음에 강정은 아예 해군기지 내정지도 아니었다. 내 생각에는 아마 강정 마을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이라 일차적으로 물망에 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쨋건, 화순항 등과 다른 지역에서 주민 반대가 무척이나 강했고 결국 이 곳에 해군기지를 세우려는 계획은 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그런데 2007년 4월 29일 뉴시스에서 재미있는 보도를 했다.[각주:1] 이 기사를 보면, 다른 해군기지 내정 후보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전부 해군기지 유치를 반대하는 와중에, 강정 주민들이 정부 100% 신뢰를 외치며 해군 기지 유치를 환영했다고 한다. 

[노컷뉴스] 2007.04.27



다이몽: 강정 마을 주민들이 해군 기지 유치를 환영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제주도 사람들이 자기 사는 곳에 오지 말라고 한 해군기지인데, 강정만 유독 환영했다는 건 좀 이상한 일이다. 

도라: 신문에서는 일단 해군기지 설립으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니까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물자와 돈이 강정에 흘러 들어올 테고, 근무하는 군인들이 휴가를 내면 강정에서 돈을 쓰지 않겠느냐라는 논리로 보인다. 먼저, 2007년 25일 오전 강정 어촌계는 전체 계원 160명 중, 80명을 모아 놓고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유치할 것을 검토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6일 강정 마을 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27일 강정 마을회에서는 해군기지 유치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본지에 실은 현애자 의원 인터뷰(http://dorahouse.tistory.com/141)를 보면 알겠지만, 이 2007년 강정 마을에서 열린 마을 회의는 해군 기지 유치라는 중대한 사안을 터무니 없는 방식으로 날치기했다. 26일 열린 마을 회의는 전체 주민 1500명 중 86명이 참석하여 해군 기지 유치를 결정했는데, 이 결정 방식도 박수 동의라는 말도 안되는 방법을 사용했다.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해군 기지가 들어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회의는 외부인, 취재하는 기자도 입장을 불허하는 비밀 투표였고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함구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해군 기지 유치를 결정하는 회의는 1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전에 해군기지가 강정에 유치된다는 사실과 그에 관련한 정보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지 않은 듯하다. 강정 마을 주민회가 해군 기지 유치를 발표할 당시만해도 해군기지가 오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잘 모르는 주민들이 태반이었던 것 같다. 

다이몽: 하지만 지금은 거의 강정 마을 대부분이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있다. 4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07.5.14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70514160232&Section=



도라: 처음, 강정 마을에서는 찬성 여론이 높았다. 당시 프레시안에 보도된 통계를 보면 타 후보지역에서는 반대가 많은 반면 강정에서만 유독 찬성이 많다. 강정 마을 주민들에게 처음부터 반대했냐고 물어보면, 처음에는 몰랐다는 대답이 태반인 것에 비하여 여론 조사에서는 찬성이 과반이 넘는다. 사람이라는 것이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기억하기 나름이지만 아마 내가 추측하건데 제주도 사람들의 '궨당 정신'[각주:2]이 발휘된게 아닐까 싶다. 아마 마을 회의에서 적극 찬성하라고 하니 그렇게 한 게 아닐까?

다이몽: 당신의 추측이 진실인양 말하지 마라. 내가 알아본 결과 당시 여론조사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노동당 의원이었던 노회찬 의원은 당시 주민투표제가 아니라 여론 조사로 알아본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혹은 주민들과 해군 기지 사이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었는지 모르는 일이다. 밑도 끝도 없는 추측하지 말고....처음 강정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시기가 언제인가?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민 단체들 , 노컷뉴스(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514355)



도라: 강정이 최우선 후보지로 선정되고 나서도 시민단체의 반대를 계속 되었다. 비록 시작은 DJ 때였지만 지역주민의 반발이 큰 탓에 미온적 움직임을 보이던 해군 기지 설립은 2007년에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시민단체의 저항도 거세어진 것 같다. 강정 주민들이 선두로 나오기 전에 먼저 '제주군사기지반대도민대책위'라는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제민 일보나 제주의 소리와 같은 지방 언론에서도 점차 해군 기지를 강정에 유치하는 과정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2007년 5월 중순이 되서야 회의에서 해군 기지 찬성을 날치기 통과했다는 사실을 안 강정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곧 시민 단체를 결성하고 언론과 제주도청을 오가며 유치 철회를 주장했다. 제주도 내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환경 단체들은 해군 기지 반대를 선언했고 강정 내 주민단체들는 잘못된 유치과정을 비판했다. 여의도에서 공식적으로 포문을 연 사람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었다. 현 의원은 해군기지 유치 철회를 외치며 2007년 6월 7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은 철회 투쟁을 할 것을 발표했다. 강정 마을 주민들은 찬반 양론으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치 반대파는 주민 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의했으나 주민 투표날 찬성파의 방해로 주민 투표가 무산되었다. 투표가 무산되어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2007년 6월 후기에는 이미 강정 마을에서 과반수가 반대로 돌아섰다는 것을 가늠해볼 수 있다. 

당시 단식투쟁으로 강정 문제에 앞장 섰던 현애자 의원. 소탈해보이는 요즘과 다르게 위엄이 돋는 포스다.



그리고 그해 12월, 국회에서는 민항을 기본조건으로 한 해군기지를 지을 것을 국방부에 명령했다. 이는 주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기 위한 것으로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민군 복합항구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방부는 민군 복합항구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복합 기항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군기지를 추진하고 이와 '병행' 추진하는 민간 기항지 사업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국방부의 왜곡에 강정 주민들이 분노를 느낀 것은 당연했다.


-2편에서 계쏙
  1.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70429104906732&p=newsis [본문으로]
  2. 팔을 안으로 굽는다는, 자신이 아는 사람, 친척이나 가족을 헌신적으로 지지하는 제주도만의 정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