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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10월 넷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머리로는 알겠지만 가슴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종종 쓴다. 부정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다르게 말해 인지부조화에 빠진 사람이란,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시키지 않는다는 핑계로 자기방어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머리로도 잘 이해 못하면서 이해한 척을 하거나, 자신이 논리적으로 수긍하는 것과 진짜 부딪히는 '가슴'이 무엇이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회피한 사람들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기 행위에 대해서 즉물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위선(혹은 자기애)은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보기 싫은 부분을 미지의 것 혹은 가슴이 시킨 일로 둔갑시켜버린다. 2. 뒷북이긴 한데. 내년부터 투르 드 코리아가 2.. 더보기
키치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인물들 한 달 전부터 나를 괴롭히고 나로 하여금 현대 예술로 관심을 돌리게 해주었던 것중 하나는 쿤데라의 존재론적 키치였다. 18세기부터 19세기 산업화에 이어 중산층이 새로운 문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그들은 소비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할 것을 포기한 채 다시 귀족적인 미적 취향을 물려받았다. 키치는 이 시기에 생겨난다. 중산층들이 자신이 빌어먹던 시절에 향유하던 싸구려 예술과 오브제를 키치로 남겨놓았다. 그러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부루쥬아들의 취향이 어린 고전적 예술을 키치화하고 실험적인 형식을 시도하였다.(물론 아방가르드의 형성에 대해서는 이보다 복잡한 논의가 오가야 하겠지만, 이는 생략하도록 하고) 초반에는 예술계에서 파면되었으나 곧 개선문을 점령한 아방가르드는 '아방가르드 vs 키치'라는 대립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