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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0월 넷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머리로는 알겠지만 가슴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종종 쓴다. 부정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다르게 말해 인지부조화에 빠진 사람이란,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시키지 않는다는 핑계로 자기방어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머리로도 잘 이해 못하면서 이해한 척을 하거나, 자신이 논리적으로 수긍하는 것과 진짜 부딪히는 '가슴'이 무엇이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회피한 사람들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기 행위에 대해서 즉물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위선(혹은 자기애)은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보기 싫은 부분을 미지의 것 혹은 가슴이 시킨 일로 둔갑시켜버린다.



2. 뒷북이긴 한데. 내년부터 투르 드 코리아가 2.2등급에서 2.1등급으로 승격된다고 한다. 문외한들을 위해 부연하자면, 메이저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월드 투어를 제외하고 컨티넨탈 경기에서는 국제 등급에서 2등급 정도의 경기라도 볼 수 있다.


대회의 등급이 승격될수록 국제연맹에서 참가 선수에게 부과하는 점수가 높아진다. 따라서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참가하기에 더욱 매력적인 대회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출전 선수들 라인업도 더 화려해질 거고, 경기 양상도 더 치열해질 거 같다. 취재는 그럼 지금보다 더 빡세질텐데, 내년에 대회 예산이 더 늘어난다면 취재 기자들을 위한 예산도 더 많아지면 좋겠다.


3. 존재론적 키치라는 것을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흠모하던 젊은 여학생이 있었다고 치자. 그 여학생의 말투나 자태, 마음씀씀이까지 세상 모든 사람들과 다른 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그녀가 다른 여학생과 하는 대화를 엿들었는데, 그 화제가 화장실에서 똥을 쌌는데 휴지가 없어서 생긴 에피소드였다. 아마도 남자는 자신이 생각하던 모습과 다른 그 여자애의 모습에 '확 깼을' 것이다. 여기서 현실은 똥을 싸는데 휴지가 없던 여학생이고, 키치는 '확 깨기 전' 남자아이가 생각하던 여자의 모습이다. 


키치는 관계지향적이다. 밀란 쿤데라가 언급한데로, 키치적 상황은 개인이 개인과 관계하는한 존속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관계를 정의할 때 사람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투영하고픈 가치관을 투영하기 떄문이다. 그런면에서 키치는 구조주의적인 함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존재론적 키치라는 개념 자체도 실은 구조주의적인 분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자, 그러니 동심을 파괴해보자.



4. 그러고 보면 자민족중심적인 용례는 한두 개가 아니다.


간혹 한국 사람이 한국을 뜻할 때는 우리나라라고 쓸 것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이 한국을 한국이라고 말하면 남의 나라 같다는 건가. 그런데 미국인의 우리 나라는 미국이고, 중국인의 우리 나라는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심지어 나의 조국도 아니고 우리나라다. 이건 뭐, 저자의 국적을 모르면 독해도 안될 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입니다."

"저자가 아마 이탈리아 사람인가봐."


그리고 어렸을 적 세계위인전 같은 거 보면 제일 헷갈렸던 것이 "영국의 서울은 런던입니다." 이 따위류의 표현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서울은 수도라는 뜻의 일반명사라는 거야, 아니면 영국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서울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거야. 런던을 서울이라고 발음한다는 뜻이야, 대체 뭐야. 설마 어린애들이라고 수도나 도읍이라는 말을 모를까봐.


5. 주말 원룸 아파트에서는 가끔 여자 신음 소리가.. 이거 방음이 안되긴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