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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오바마 = 노무현, 진보세력의 감상적 선택

오바마 = 노무현진보세력의 감상적 선택

 

 

 

드디어 네로 황제와 같았던 부시와 공화당이 여권에서 물러났을 때각국의 많은 언론은 장차 올 미국의 변화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것을 예견했다미국의 시민들은 곧 차기 대통령이 경기 회복과 취업난 해결의료 보험 개선 등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었다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은 고스란히 새로운 정부의 기대감으로 변했고 ‘젊은 흑인 대통령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집권한 지 1년이 지난 지금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진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여전히 미군은 타국에서 전쟁을 수행 중이며 미국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의 절반이 국방비로 소모되고 있다한국과의 FTA 협의안을 수정하면서까지 수호하려고 했던 자동자 제조업은 결국 중국으로 넘어갔다경제 파국의 주범자인 Wall Street은 회복기에 들어섰지만 미국의 실업난은 아직 진행형이다의료 보험 사업의 경우에는 더 절망적이다일전에 한국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던 영화 ‘Sicko’(마이클 무어 감독)에서 보면 알 수 있듯미국의 의료 보험은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다때문에 경제적 위치가 중상위권에 있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없다오바마는 이러한 제도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변혁을 주장했다그가 처음 제시한 의료보험제도의 롤모델은 한국의 의료제도이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의료 보험 제도 되려 악화되었다무슨 말이냐 하면한국의 경우처럼 의료보험관리공단을 조직하지 않고 의무의료보험을 민간 기업에 전담시켜 오히려 국민 부담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정부가 도맡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이 사업을 하게 되면 아무리 국가의 보조가 있어도 결코 보험금이 저렴하지 않다여기에 더 나쁜 건 기존에는 차라리 경제적 능력이나 자유 의지에 따라 보험가입이 선택했으나 이제는 의무적으로 모든 국민이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의료 보험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처럼왜 진보적 공약을 내걸고 출사표를 던졌던 오바마는 미국에 진보적 변화를 주지 못하는 걸까대답은 아주 간단하다처음부터 그는 진보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전 정부보다 현 정부가 보다 진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은 단지 과격과 온건노선에서 오는 속도감의 차이일 뿐이다여전히 미국은 우향으로 치닫고 있다미국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그 배후에는 군수업자들이 있다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배후의 이해 관계에는 그들이 있다초일류기업들은 일선에 등장하지 않아도 제정원조와 로비를 통하여 정치적인 사안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그들에게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냐라는 것은 크게 중요치 않다요컨대 정치판에 어느 카드를 내미느냐는 문제다그게 공화당의 보수주의자이거나, ‘진보주의적 이미지의 민주당원이든지 말이다이는 정치를 하는 개인의 성향이나 목표의식 가지고는 바꿀 수 없는 무서운 힘이다정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힘과 권력이 실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므로 누가 선출되든지 그러한 사실이 국가 정책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대체로 기업이 출자한다이렇게 선출된 사람이 그 기업의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것은 당연하다하물며 진보의 역사가 전혀 없었던 미국과 한국 같은 정치 구도에서 진보적 움직임은 가뭄에 콩 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전 대통령을 보자 노무현은 어떠했나그 역시도 진보적 이미지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어필했던 사람이었다그러나 실제로 그가 집권 당시 한 일은 FTA를 체결하고 이라크에 파병을 보내는 것이었다또한 그는 삼성 등 대기업의 독주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다그렇기 때문에 년간 5%에 가까운 경제 성장률에도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실업과 불경기를 지속되었다지금도  노무현 전대통령의 인기는 대단하지만 혹은 그가 죽은 이후부터 정말 대단해졌지만그의 정책적 아웃라인은 현재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전 대통령의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실질적인 그의 행보가 그의 진보적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오늘날의 오바마처럼 노무현도 결국 정치 이면에 깊게 드리워진 자본의 권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미 권력은 기업의 손에 넘어갔다.”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다그의 개인적인 목표와 가치를 어느 곳에 두었건 그것은 개인사적인 문제이므로 굳이 이 자리에서 논하고 싶지 않다중요한 것은 진보적 이미지와 실질적으로 진보적 정치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며선거 전의 공약은 정치적 압력 앞에 무력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시민으로서 정치적 쟁점에 참여한다는 것이 능력 있거나 좋은 이미지의 후보자를 뽑는 것에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정치는 삶에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또한 투표가 시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참여의 방법은 아니다시민들이 정치적 참여를 위한 조직과 힘을 가질 수 없다면 그들을 위한 어떠한 공약도 온건히 지켜지기 어렵다예전의 노 전대통령이나 지금 오바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진보적으로 보이는 인사가 실질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것은 착각에 가깝다기업의 후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기업의 요구를 묵과하기는 어렵다따라서 첨예한 정치갈등 한가운데서 우리의 몫을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투표를 통해 우리의 대표자를 뽑는 한편우리 자신도 또한 정치적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사회적인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데 서민들이 뽑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인들이 그들 계층의 권익에 헌신할 것이란 생각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