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ational Doragraphycs/시사

[나도 꼼수다] 오세훈 시장의 거취결정? 10월에 사퇴하겠다는 꼼수

도라입니다. 오 시장이 드디어 거취를 밝혔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25/2011082500138.html) 오 시장은 시장 사퇴는 당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홍 반장님은 10월 이후에 사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또 오 시장의 대인배적 풍모가 드러납니다. 오 시장은 어떤 말을 했냐면 "9월 중으로 사퇴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당에 요청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게 이미지 관리의 또 하나의 꼼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정치라는 것은 실리가 있어야 움직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오 시장이야 이제 사퇴를 할 거니 언제 사퇴하든 상관은 없지만 비춰지는이미지와 당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소위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 놓인 겁니다.

먼저 오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오 시장이 약속대로 하루빨리 시장을 사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오 시장을 싫어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오 시장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정말 물러날까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포함되겠죠. 오 시장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보수의 가치를 위해 시장까지 걸며 필사적이었던 자신의 이미지가 빛을 바래게 됩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10월까지 시장직을 사수해야 합니다. 왜냐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되면 한나라당 사람이 시장직을 맡는 것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홍 반장님은 이만하면 잘한거라고 정신 승리를 선언하셨지만, 이 기세를 몰아 시장 선거에 들어가면 꼼짝 없이 민주당에게 시장직을 빼앗길 거 같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차라리 10월까지 시장을 하다가 다음 년 4월로 넘기는 것이 낫겠죠. 만약 10월에 재보궐을 해서 시장직이 민주당에게 넘어가면 그 분위기가 다음년 총선, 나아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면 오 시장이 왜 다시 9월 중에 퇴임하게 해달라고 했는지 보일 겁니다. 오 시장이 한나라당의 사정을 몰랐을까요? 오 시장은 선거를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시장직을 거는 배수친을 쳐 한나라당까지 주민투표 홍보에 끌어들였습니다. 당연히 한나라당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있겠죠. 그러면 알면서 왜 9월 중에 퇴임하는 것을 고려해달라는 뜻을 당에 전달했을까요? 자신의 이미지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10월 이후 사퇴라는 입장을 알면서, '자신은 당장 사퇴하고 싶었으나 당의 결정에 따라 10월에 사퇴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제스처를 취하기 위함이겠죠. 그게 아니라면 시장직 걸때는 홍 대표가 그렇게 반대해도 하더니 퇴임할 때는 왜 한나라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걸까요? 어차피 물건너간 시장직이라 당장 사퇴해도 아쉬울 건 없지만 그 전에 한나라당에게 '찍히기'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결국 '오세훈 시장은 당장 사퇴하려고 했으나 당의 만류에 못이겨 10월에 사퇴하는', 자신의 이미지와 당에게도 미운 털이 안박히는 '중도의 길'을 걸으려는 꼼수인 거 같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소설이고요, 보수계의 아이콘을 넘어 보수계의 아이돌로 부활하신 오 세훈 전 시장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