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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일본, 단순한 반한감정인가

 한류 열풍이 거세다.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의 한류는 과거의 중국, 대만, 동남아 등지의 것들과는 급이 다르다. 이미 알려져있는 바와 같이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재공연 요청이 엄청날 정도. 일본에서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장근석이 대세에다 소녀시대, 카라 등이 오리콘 해외차트 상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바야흐로 한국 스타 전성시대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법. 특히나 일본에서 한류는 거대한 장벽을 만났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감정싸움이 심상치 않다. 일본의 반한류 운동과 독도 문제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 때문에 일본이 느끼는 반한 감정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 지금도 일본에서 한류 방송을 가장 많이 다루는 후지 TV앞에는 보수단체와 반한 감정을 앞세운 시민들이 한류 거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후지 TV 앞 반한류 시위 현장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위상이 떨어진 일본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일본에 원조해 줄 수 있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일본의 비정상적인 반한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먼저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시금 제기했을 당시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벌어지고 우리나라의 원조가 막 행해질 때라는 점.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일어나기 전후로 한류 열풍이 거세졌다는 점 주목해 봐야 한다. 일본에서의 한류는 이전 까지의 한류와는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욘사마를 필두로 한 이 전까지의 한류는 젊은 층을 휘어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한류는 일본의 기존의 아이돌 또는 젊은층을 타겟으로하는 드라마의 시청율까지 위협할 정도의 상품성을 지니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일본의 엔터테이먼트사에서는 한류 열풍이 불어닥치자 부랴부랴 우리나라 아이돌을 벤치마킹한 그룹을 기획할 정도. 우리나라의 한류를 경험한 일본의 반응은 유럽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에 일본이 주목한 문제는 분명히 젊은 층이 너무 한류에 빠지고 있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즉, 일본의 보수층 내지는 기성세대는 일종의 감정적 문화보수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문화적 침식만은 막자라는 생각을 했으리라 추측된다.

일본에서 한국 아이돌을 벤치마킹해 만든 그룹인 SDN48


 가장 의심이 가는 부분은 일본의 국회의원 입국금지 처분과 비슷한 비스트 입국거부. 자민당 의원 신도 요시타카외 2명이 독도방문을 목적으로 인천공항에 왔다가 입국금지 처분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간 해프닝이 있었다. 이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가 일본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입국서류를 핑계로 8시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것. 비슷한 상황의 두 사건이 주거니 받거니 식으로 얼마 지나지 않은 가운데 발생했다는 것은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개연성이 많다. 일종의 정치적보복을 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왼쪽부터)일본 자민당 국회의원 이나다 도모미, 사토 미사히사, 신도 요시타카



 근거가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런식의 일본의 반 한류 감정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 같다. 그게 정치적 보복이든 문화적 거부 운동이든 간에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든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 실추된 국가 자존심, 우울한 국민 정서를 다시 세우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개방적인 섬나라 사람들이지만, 그만큼 자존심이 강한 섬나라 사람이기도 하다. 이번 독도, 반한류 문제는 일본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아주 좋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은 이정도로 끝내지 않을 것이고 독도 문제가 심각해지면 더 심각해 질수록, 반한류 운동이 거세지면 거세질 수록 뒤에서 보이지 않는 정치적 책략을 선보일 것이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