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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삼성 vs 애플 - 차세대 디바이스 전쟁의 서막


지난 4월 삼성이 갤럭시s2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점유율은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http://techcrunch.com에 따르면 역시 미국에서도 근소한 차로 S2가 아이폰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한편 AT&T가 8월 중순 즈음에 아이폰5를 런칭한다는 기사(http://www.bgr.com)가 나와서 다시 한 번 애플과 삼성의 격돌이 예상됩니다.


삼성은 지금껏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보다 좋은 후발 디바이스를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습니다. 희대의 쓰레기 폰이라는 옴니아 시리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애플을 제친 원동력에는 삼성이 갖고 있는 거대한 자본과 축적된 하드웨어 기술을 들 수 있는데요. 이미 개척된 시장, 즉 레드 오션에서는 아이폰이 갤럭시를 이길 확률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애플이 시장 점유를 늘리기 위해서는 ‘혁신’이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승부는 4G다?
 


지난 6월에 애플은 i-클라우드를 발표했습니다. i-클라우드는 일종의 웹하드입니다. 이 웹하드는 매트릭스 2의 스미스요원을 연상시키는데요. 어떤 데이터든지 자신의 데이터로 덮어쓰는 스미스 요원의 능력처럼 어느 상황, 어느 디바이스에도 자신의 작업환경을 웹에서 다운 받아 덮어쓸 수 있는 개념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PC를 데이터베이스 삼아서 작업을 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는데 이런 데이터 베이스를 웹하드로 옮기겠다는 거죠.

 

그러나 어플리케이션과는 다르게 작업환경을 통째로 다운로드하려면 3G 통신보다 빠른 4G의 구축이 선행이 돼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4G가 상용화되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 4G가 기술개발이 완성되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이고, 국내 브로드밴드 회사들의 인프라 구축이 늦어질 것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죠.

현재 4G를 탑재했다고 하는 갤럭시S2나 앞으로 나올 아이폰4에서 말하는 '4G'는 엄밀한 의미로 4G가 아닙니다. 이 두 디바이스 둘 다 LTE(장기간의 혁신Long Term Evolution)를 지원하는데요. LTE는 기존의 3G보다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맞습니다만 아직 4G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와이파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자면 LTE나 와이파이나 둘 다 4G라고 부를 순 없고 ‘쩜오’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합니다. 어느 전문가는 4G 기술이 완성되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린다고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기업과 관련한 것입니다. 비록 LTE가 개발되었다고 해도 통신회사들이 4G 통신망 구축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비교적 시장 점유율이 처진 LG는 4G망 구축을 통해 앞서가려고 하지만 SK나 KT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최대한 천천히 가자는 거죠. 왜냐면 두 회사 모두 구축해놓은 3G망이나 와이파이를 포기할 수 없거든요. 애써 3G망을 만들어놓았는데 다시 4G로 가자면 손익이 안 맞거든요. 이런 국내 실정을 볼 때 4G가 개발된다고 해도 국내에서 본격적인 4G망이 구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됩니다.


 

애플은 영원한 2인자?
 

i-클라우드가 실패할 거냐 묻는다면 그건 아닐 거라고 봅니다. 다만 국내에서 4G의 시대가 열리는 데에는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삼성이 애플의 새로운 시스템을 흡수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i-클라우드가 4G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라는 버퍼링이 걸릴 동안 삼성은 보다 나은 시스템을 개발할 수도 있겠죠. 어쨌건 하드웨어에 갇힌 소프트웨어를 웹으로 탈출시키겠다는 애플의 발상은 훌륭하긴 합니다.


한편, 삼성의 행보는?

 

삼성의 입장에서 현재 가장 큰 관심은 애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습니다. 구글은 자체 디바이스를 만들어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예고했습니다. 혹자에는 구글폰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안드로이드OS의 보급을 차단하고 독점 OS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곤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는 무리입니다. 애플이 독자적 OS를 고집하느라 점유율에서 안드로이드에게 밀린 것도 있고, 이미 뿌려놓은 OS로도 좋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사의 디바이스를 팔기 위해서 벌려논 시장을 접을 이유는 없죠. 이미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닫힌 체계로 변화시킬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오히려 안드로이드를 구글 스마트폰의 독점 OS로 만든다는 것은 삼성 및 다른 디바이스 개발회사의 자체 OS를 개발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혹은 애플OS의 양대 독과점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안드로이드의 보급은 필수입니다. 문제는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서 구글과 불리한 거래를 유지할 것인지, 자체 OS개발이라는 모험을 감행할 것인지 겠죠. 아마 지속적으로 삼성은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거겠지만 한편으로는 구글과 대등한 거래를 하기 위해 자체 OS를 개발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봅니다. 소프트웨어에 턱없이 약한 삼성에게는 이 두가지 선택 모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