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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오세훈과 시사 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애증관계 - 오 시장은 나꼼수의 애청자?


나는 꼼수다. 위대하신 가카 헌정방송
요새 아이튠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시사 라디오가 있다. '시사되지' 김영민 미래교수가 제작하고 딴지 일보의 김어준 총수와 봉도사 정봉주 17대 국회의원, 누나전문기자 주진우가 만드는 '나는 꼼수다'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유일의 각하 헌정 방송이라고 자청하는 '나는 꼼수다'는 현 정권의 비리를 가설로 내세운다는 설정으로 거침없는 입담과 예리한 분석, 디테일한 정보력으로 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


5세 훈이의 정치설계사 김 총수?
 이 중 현재 최고의 화두가 된 주제는 오세훈과 김어준 총수의 관계다. 김어준 총수가 오 시장에 대한 예측은 쪽집게처럼 들어맞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꼼수다'에서 김어준 총수는 당시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를 실행하자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보수의 가치를 지키다 장렬히 전사한 정치적 이미지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란 의혹을 던졌다. 여당에서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무상급식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에서 현재 무상급식을 가지고 정면으로 선별급식을 내걸고 언론의 물살을 타는 것은 오세훈 시장이었다. 만약 투표가 성공한다면 오세훈 시장은 다시금 정치적 조명을 받을 것이고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의 가치를 지킨 정치인으로서 대선을 노리는 꼼수가 있다는 김어준 총수의 가설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이후였다. '나는 꼼수다' 에서 오세훈 시장을 언급한 것이 아이튠즈 등록일자로 6월 24일이었다. 이후 여당 중 오세훈 시장의 대권 출마를 견제하는 일부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에게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압박이 거세어지자 오세훈 시장은 8월 12일 즈음을 하여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어준 총수의 가설은 오 시장이 대선 출마를 노린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오 시장이 대선 출불마 선언을 하는 것은 김어준 총수의 전제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 다음을 보자. 8월 19일, 김어준 총수는 '나는 꼼수다'에서 다시 오 시장을 언급했다. 김 총수는 '이제 오 시장이 자신의 꼼수가 들키자 그냥 하던 시장직이라도 계속 하려는 것 같다며, 오 시장이 진짜 승부수를 노렸다면 대선 불출마와 함꼐 시장직을 걸었어야 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오 시장은 절대 시장직을 걸지 않을 것이며, 만약 시장직을 건다면 나와일촌을 맺자'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 다음 날, 오세훈 시장은 투표율이 33%가 넘지 않는다면 시장직을 내놓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리고 월요일 날 김어준 총수는 호외방송을 보내 '일촌을 수락하겠다'며 '시장직 내놓을 때는 한나라당과 협의하겠다며 시간끌지 말라'고 폭소했다. 주진우 기자는 사퇴 시기에 관해 '9월 10일 이전에 사퇴를 하면 10월에 재보궐 선거를 할 것'이라고 했다. 만약 시장재보궐 선거를 한다면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에게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가자, 아이돌의 세계로!



안티팬도 팬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김 총수의 전제를 번번히 뒤집으면서 그의 추측을 저지했다. 이는 김 총수의 추측을 맞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김 총수의 전제를 항상 뒤집는다는 것은 그의 추측대로 행동하지 않겠다는 오 시자의 의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시장의 행위는 김 총수의 주장에 대한 반증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연히 김 총수의 발언 시기와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추적해볼 때 오세훈 시장이 김어준 총수의 발언을 듣고 행동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든다.


보수 정치의 아이콘에서 보수의 아이돌로
 이제 시민 투표가 코앞에 왔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보수진영의 주장 중 몇 가지를 바로 잡고자 한다. 하나, 시민 투표의 거부는 반민주나 반헌법적인 것이 아니다. 만약 위헌이라면 민주당이 투표 보이콧을 시자했을 때부터 선관위에서 지적했을 것이다. 시민 투표를 대선 투표나 총선 투표처럼 국민으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시민 투표의 성격상, 어떠한 사안에 대하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발의하는 것이다. 만약 시민들이 무상 투표 찬반 자체조차 시민 투표할 사안이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면 투표를 하지 않는 것 자체도 시민들의 의사표현이다. 이렇게 본다면 시민 투표 불참도 하나의 '목소리'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이-적어도 오 시장이- 시민윤리의식까지 꺼내며 투표를 강권하는 까닭은 투표를 성공하는 것 자체에서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투표함을 개봉해서 찬반을 가린다면 보수진영이 대거 동참한 이상, 찬성표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오세훈 시장의 보수진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다. 만약 반대표가 많더라도 보수의 기치를 지켜낸 오세훈 시장은 보수층의 주목을 받게 된다. 어느 한쪽이라도 오세훈 시장은 남는 장사란 말이다. 그러나 투표함이 개봉조차 안된다면, 보수적 열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다. 

분노의 홍반장. 필자가 흠모하는 형님이다.



이번에 오 시장이 투표 성공에 시장직을 내놓자, 한나라당에서는 잠시 동안 혼란이 왔다. 한겨레 일보를 보면 8월 20일, 홍준표 대표가 오세훈 시장이 시민 투표에 시장직을 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격분했다. 오세훈 시장에게 시장직은 승부수에 지나지 않지만 한나라당에게 서울 시장직은 다가올 총선에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진보의 물결를 막아낼 1차 바리케이션과 같기 때문이다. 오세훈이 개인의 정치적 흥망을 위해 시장직을 건다는 것을 한나라당은 예상하지 못했다. 재미있는 것은 8월 21일, 홍 대표가 오세훈의 행보에 격분한 바로 그 다음날 한나라당은 자세를 바꾸어 오 시장을 전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오세훈 시장의 승부수는 시민 투표를 위한 극적인 연출을 함과 동시에 한나라당마저 승부에 끌어들인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겠다. 과연 투표율은 서울 전체인구의 33%를 넘느냐는 것이다. 진보측에서는 그럴리가 없다며 낙관적인 분위기이지만 정치적 속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은 투표장으로 갈 공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진보측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 듯하다. 겉으로는 투표율이 저조해 실패할 선거라 말하는 한편으로 시민 투표의 부당성과 투표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어느 진영의 승리하게 될런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