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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명검 장미칼, 불편한 진실과 거짓에 대하여 명검 장미칼, 불편한 진실과 거짓에 대하여 1. 장미칼은 포스코에서 개발한 고탄소강 420 J2로 만들었다. 420 J2가 포스코에서 개발한 고강도 금속은 맞다. 이 금속은 내부식성과 내마모성이 좋은 금속으로 포크, 나이프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외국 나이프 포럼에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이 금속은 스테인레스 스틸 중 가장 무른 금속으로 칼을 만드는 금속 중에서는 경도가 낮은 가장 하급의 금속(보통 45~52Rc이하. 일본 사카이토지 사시미의 경도가 60~62Rc임을 참조한다)이라고 한다. 이 금속의 최고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 그리고 절대로 녹이 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특가로 판매하는 싸구려 식칼이나, 가짜 도검을 만들 때 이 재질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420 J.. 더보기
표현의 자유, 리버럴리스트와 주체의 미덕 트윗을 할 때는 매일 모르는 사람과 정치적인 일로 언쟁을 했다. 트윗은 페북보다 화끈했지만 반대로 짜증스러움과 분노를 유발했기도 했다. SNS가 개인을 미디어화함으로써 정보권력의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 '민주주의'가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플라톤이 말한 바와 같이 무식한 사람들이 다수의 이름으로 유식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하향평준화로 전락할 때 민주주의는 천박해진다. 트윗은 이 민주주의가 만든 카오스를 보여주었다. 예컨데 트윗에서 제대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찌라시는 더 많았다. 똑똑한 자들은 자기 할 말을 150자로 요약하는 능력을 배워서 트윗을 즐겼지만, 애초부터 트윗은 150자 이상으로 말할 필요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트위터를 관두고 페이스북을 넘어와보니.. 더보기
논쟁이란 오늘 어떤 페친님과의 대화를 하다가 문득 토론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생각나 글을 남긴다. 나란 놈이 말을 주고 받는 대화보다 혼자 떠들어대는 글에 더 익숙한 까닭에 글로 남기는 편이 상대가 더 잘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1. 논쟁의 성립 조건 토론, 좁게 말하자면 논쟁이라는 것은 발화하는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지만 주제에 대해 중지를 모으거나 의견을 교환하는 토의와 담론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논쟁이 일어나는 조건은 주어진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의견이 양립되어질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만약 저 주장이 나의 주장의 타당함과 아무런 상관없이 세워질 수 있을 때 논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또는, 가치관이 다를지라도 단지 취향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 사안일 때는 논쟁할 필요는 없다. 수능의 존.. 더보기
송신2 인터넷을 엿보고 있는 외계인들에게 송신합니다. 오늘은 예전에 했던 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합니다. 외계인들 당신들에게도 향정신성 약물이 존재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지구인들에게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흥분하게 만들거나 진정하게 만드는 약물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보통 지구인과 다르게 몸이 축 늘어져서 베실베실 웃는다던가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불안한 기색으로 두리번거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이러한 향정신성 약물을 섭취했을 확률이 큽니다. 향정신성 약물 중 불안이나 공포를 이완시키거나 몸의 긴장을 해소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술입니다. 인간이 고된 노동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자 술을 복욕했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술은 마시면 맥박이 느려지고 몸이 노곤노곤해지면.. 더보기
송신1 인터넷을 엿보는 외계인들에게 송신합니다. 먼저 지난 2월 15일 러시아 지역에서 운석을 격추한 UFO 조종사 분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지구인들이 마시는 술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친절하고 위대한 두산백과에 의하면 술은 크게 양조주와 증류주로 나뉩니다. 양조주는 발효주라고도 하는데, 누룩이나 기타 등등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발효하는 재료에 따라 단발효식과 복발효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과일과 같이 당을 원래 가지고 있는 것들은 스트레이트로 발표를 하여 단발효식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술로는 포도를 발효한 와인이 있답니다. 반면 곡물은 다당을 가지고 있어 자체적으로는 단맛이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더보기
일베에 대한 단상 일베를 보면서 마음이 아픈건, 걔네들이 진보진영의 열광이 낳은 괴물이기 때문이다. 군중의 열광은 필연적으로 논리보다는 정서를 동원하고, 때로 결과를 위해 옳지 못하 일임도 감수하는 패권주의로 변한다. 좌든 우든 군중의 열광 내부에는 공감을 강요하는 폭력적 속성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세세한 논리쯤은 배제하거나 부숴버리곤 한다. 일전에 영화평론가 허지웅(아 정말 나는 이분의 필력을 존경한다) 씨가 비판한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준말로 다소 조롱이 섞인 단어)이 현정부에 대한 뜨겁다 못해 불타오르는 적개심도 그렇고 '나꼼수'로 대변되는 일부 대안미디어들이 제5금융권처럼 유통했던 불분명한 정보들과 이를 무비판적으로 퍼다날랐던 SNS유저들, 마지막으로 이들을 한데 모아 '정권 심판으로 가버렷~!'이라는 이.. 더보기
키치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인물들 한 달 전부터 나를 괴롭히고 나로 하여금 현대 예술로 관심을 돌리게 해주었던 것중 하나는 쿤데라의 존재론적 키치였다. 18세기부터 19세기 산업화에 이어 중산층이 새로운 문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그들은 소비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할 것을 포기한 채 다시 귀족적인 미적 취향을 물려받았다. 키치는 이 시기에 생겨난다. 중산층들이 자신이 빌어먹던 시절에 향유하던 싸구려 예술과 오브제를 키치로 남겨놓았다. 그러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부루쥬아들의 취향이 어린 고전적 예술을 키치화하고 실험적인 형식을 시도하였다.(물론 아방가르드의 형성에 대해서는 이보다 복잡한 논의가 오가야 하겠지만, 이는 생략하도록 하고) 초반에는 예술계에서 파면되었으나 곧 개선문을 점령한 아방가르드는 '아방가르드 vs 키치'라는 대립적.. 더보기
왜 사는가? 1.많은 사람들이 왜 사느냐는 질문에 너무도 쉽게 '행복해지기 위해서' 라고 답한다. 행복이 무엇이냐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우리는 한 가지는 수긍할 수 있는데, 그것은 행복은 마음의 상태라는 것이다. 행복은 100억 모으기처럼 물질적인 조건이 아니며 희노애락과 같이 일시적인 감정 중 하나도 아니다. 행복은 개인이 품은 지고의 즐거움이거나 더없이 편안한 상태다. 행복의 전제가 설령 외부에 있을지언정, 행복 그 자체는 내적인 정신에 가깝다. 바라고자 하는 마음의 이상향이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언제나 희노애락을 오간다. 때로 성내고, 화를 내고 행복감을 느끼다가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환경도 바뀐다. 어린 아이였던 당신은 이제 어른이 되어 독립을 하고 다시 자식.. 더보기
아버지와 자전거 아버지와 자전거 초등학교 시절 아동용 자전거를 갓 졸업했던 나는 큰 자전거를 사달라고 아버지를 졸랐다. 그냥 자전거도 아니고 21단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다. 당시 21단 자전거는 우리 세대의 핫 아이템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최고사양으로는 무려 27단까지 변속이 가능한 자전거가 있다고 들었으나 확인된 바는 없었다. 크리스마스도 가까웠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대번 "그러마."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신이 나서 21단을 살꺼라고 동네방네 소문을 냈다. 자전거가 오면 한번 타보자는, 그런 턱없는 부탁하던 녀석들도 있었다. 그 친구가 하도 애원을 하기에 결국 M-16 비비탄 총 일주일 동안 빌려주기로 하고 한 번 타보자는 '쇼부'를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3일 후에 아버지께서 퇴근하시면서 환한 미소로 "문수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