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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남녀 평등이 헷갈리는 이유 1. 더치페이를 외치는 남자는 많으나 정작 실행하기는 어렵다. 또한 얻어먹기만 여자를 욕하는 여자 역시 많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본인도 남자에게 바랄 때가 있다. 위선적인가? 더치페이가 남녀 모두에게 떳떳하려면 남녀 모두가 경제 활동에 있어 동등할 때 뿐이다. 그러나 생산 전반을 남자가 담당하던 시절부터 지속된 의식이 하루 아침에 변할 리가 없다. 2. 경제력은 권리 획득에 상당히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경제력이 향상한 계층의 주도 아래 권리의 재분재가 일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의 사회 진출은 가부장제 청산과 여권 신장에 물질적 토대가 된다. 여성 사회적인 진출이 잦은 현대에 이르러 남녀평등 주장이 강하게 요구되고는 있으나, 여자가 사회적인 성공과 그 유지를 남자만큼 수월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결국.. 더보기
자기계발서에 대한 GQ의 뒤늦은 험담에 대한 험담 GQ를 오랜만에 봤다. 한때 내가 사랑했고, 여전히 남성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리라 생각한 잡지였다. 새해를 맞아 몇 가지 기고문이 네이버에 올랐다. 제목은 이다. 날짜를 살펴보니 2014년 1월에 게재한 글이다. 내용인즉슨 자기계발서는 빤한 내용에 당장 당신의 처지에도 맞지 않으니 때리치라는 것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한 5년 전에 이 글이 실렸으면 좋았을 것이다. 경제 환란기를 틈타 자기계발서가 유행을 탄지 어언 5년도 더 되었다. 자기계발서의 원조격인 은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지 오래다. 나 등등 역시 권장 연령대가 한참은 내려간 책이 되었다. 같은 제목마냥 '이렇게만 살면 대박이 날 수 있다.'라고 호언장담을 하는 책은 많았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게 녹록한가 말이다. 6주만에 몸짱이 되는가 안.. 더보기
박정희에 대한 평가의 한계와 그 선결문제들 박정희의 공과를 중립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은 선결문제의 오류를 갖고 있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박정희는 공적과 허물을 중립적으로 다룰만한 위치에 있는 대통령인가? 다시 말해, 다른 정부/정권과 동일한 잣대와 시각으로 다룰 수 있는 정부/정권이냐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과정과 전제의 문제다. 역대 정부를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신중하게 평가하는 시도는 그 역대 정부가 우리 손으로 뽑은 민주주의적인 정부라는 전제에 한해서만 정당하다. 만약 누군가 그 전제를 어겼다면, 평가 역시 다른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박정희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이란 미명으로 성과를 상찬하자는 주장은 넌센스인 것이다. 박정희 정부 자체가 정치적인 집단이 아니다. 박정희 일당은 정치집단이 아.. 더보기
보그병신체는 진짜 병신 같을까? 최근 들어 보그병신체를 진짜 병신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그병신체는 사실 한 명의 허세로 우연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는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가진 미혼의 여성 구독자들과 신데렐라는 아니지만 쁘디 부르쥬아로서 자기표현욕구가 강한 구독자의 욕망과 상상을 대변하는 수사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은 보그식 허세와 허위 의식을 공유하는 구독자가 적어도 십수만 명에 육박한다는 것과 이들은 각종 화장품/문화/패션 등 소비 시장에서 수십억 원을 움직이는 돈줄이라는 것이다. 보그는 독자와 자신의 광고주에게 소비유행의 선두에 선 잡지임을 과시하기 위해 허영과 허세, 물신주의적인 정체성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외래어가 이국적인 취향과 고급한 소비생활, 문화/지적 상류사회를 투영하는 아이콘이라면, 이런 외래어를 집.. 더보기
철도노조는 우리편인가? 좀 맥빠지는 소리지만, 뜨거운 자들은 뜨거운 자대로 미지근한 자는 미지근한 자대로 시태를 관망하는 입장이 있는 법이다. 이번 철도 파업을 바라보는 내 눈은 그렇게 정의감이나 위기감에 불타오르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도덕이나 선악의 판단은 다만 내 스스로에게만 적용시켜야 하는 미적 태도인 것이고, 사회에게는 오로지 사회 공동체이기 때문에 지켜야할 모호한 공공의 가치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의 문제 이면에는 대립하는 세력들간의 이권 다툼과 외부인들은 알 수 없는 내부사정과 먹고사니즘이 정밀 회로처럼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공공성 유지를 위해 철도 자회사 분리를 지지하는 나의 입장과 철도 파업자들의 입장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실상 이들에게 이 문제는 공공선에 대한 결의와 함.. 더보기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한 단상 오늘 아침 타임라인을 수놓은 뉴스에서 단연 화제는 안녕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반응들이다. 누군가는 대자보를 찢고 누군가는 안녕하지 못하다는 대자보로 이에 호응했다. 안녕한가 혹은 안녕하지 못한가는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일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식으로 대자보를 남기는 일을 대견한 일이라고 칭송할만큼 우리 시대가 표현의 자유에 있어 상당히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서글픈 일이다.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기술하기 이전에 분명히 말하고 싶은 바는 이렇다. 나는 철도 노선을 떼어 일부 법인화하는 것이 민영화의 가능성(민영화가 왜 나쁘냐는 반문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의 병신성을 예로 들 것이다)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 한편으로 회사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에 있어 경영진들이 노동 주.. 더보기
아동기의 신화는 해체되어야 하는가? 모님과 이야기하다가 아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몇 가지 글을 찾아보았다. 확실히 아동을 어른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보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고, 아동을 보호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은 오롯한 인간으로서 사회활동과 권리를 일시작으로 박탈하거나 제한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아동의 탄생은 아이를 보호할 명분이 되기도 하였지만 아이의 인권을 제한하기도 하는 이중적이면서도 불완전한 상태로 남겨두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전부 읽으면 좋겠지만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아이의 인권을 신장하자는 측의 주장(http://jbreview.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no=392)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아동은 아동의 결정권을 거머쥔.. 더보기
진영논리자는 환원주의자인가 조선일보 내부 칼럼인 [기자의 시각] 낙서만도 못한 트윗 한 줄이라는 글을 중심으로. 공씨가 좋아한다는 위화는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더 멀리 전달된다'고 했다. 빛의 속도로 글이 전파되는 세상에서 그 '목소리'가 사실만을 담기를 바란다면 순박한 것일까. 그렇다면 사실에서 거짓을 골라내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 작가 위화 팔로워 1430만인 중국 트윗에 어제올린글 "이번소설은 죽은자가 이야기를 하는건데 어떻게 죽은 다음에 이야기를 합니까? 한국기자가 물었다 난 흠 그건 어떻게 그런지 제가 죽은 다음에나대답가능하네요"무려 조선일보 기자라신다— 공지영 (@congjee) September 29, 2013 이 기사를 보고 국민 TV의 국장 김용민 씨는 "조선일보가 기자들 뒷담화 장소가 되었다"라고 평했다. 내..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스탠스 위대하신 아이엠피터님의 블로그 참조"반값 등록금은 마음만"http://impeter.tistory.com/1441 나는 경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복지해법이 기술적으로 가당하냐 혹은 부당하냐의 문제로 따지기에 앞서, 더욱이 그것이 옳냐 그르냐로 패를 갈라 싸우기에 앞서,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어떤 복지시스템을 구현할 것인가가 선결조건이다. 그러한 시스템을 실제적으로 적용할 때 거론되는 구체적 방안, 예컨데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혹은 어떤 비용을 줄이고 어떤 비용은 늘릴 것인가, 그 시스템을 채택할 때 생기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등등의 문제는 지향점이 주어진 이후에 후결해야 문제라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는 내가 원하는 복지 시스템에 한참 미달이지만, 그들.. 더보기
안녕, 잠자리. 안녕 창문을 열었는데 고추 잠자리가 하나 들어왔다. 그러니까 형광등불에 교란당하는 것은 밤벌레만은 아닌가보다. 기어코 이놈이 형광등으로 돌격하더니 전구와 전구덮개 사이에 갖혀서 나오지를 못하는 거였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아니고, 이 놈 하나 구하자고 형광등 덮개를 뜯자니 덮개의 쌓인 먼지며 죽은 하루살이 시체를 마시기는 꺼림칙하다. 이놈은 자기 본능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 것 뿐이다. 잠자리와 나는 세계에 대한 이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해줄 의무 따위는 없다고 생각도 했다. 몇 번을 악다구니친 후에 포기한 듯 죽음을 기다리는 잠자리를 보다가 하는 수 없이 의자를 가져와 덮개 잠금 장치를 하나하나 제거했다. 그것도 측은지심인지, 괜한 감정 투사인지는 모르겠다. 이게 살려주면 또 얼마나 살 것이냐. 내가 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