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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자전거

방재현 선수와 인터뷰, "On my may!"


사진: 이성규 / 출처: 월간 더바이크 www.thebike.co.kr



방재현 선수 인터뷰, "On my way!" 


"사이클 타고 그렇게 펄쩍 뛰어도 되요?"


 방재현 선수(금산인삼첼로)를 초라영하다가 포토그래퍼가 한 말이다. MTB를 오래 탄 까닭인지, 확실히 방재현 선수의 쇼맨쉽은 여느 사이클 선수와는 달랐다. 촬영 중 그는 갑자기 뒷바퀴를 들더니 연이어 잭슬랩(앞바퀴를 들어 자세를 고정하는 기술)을 보여주었다. 새끼손가락만한 굵기의 로드타이어로 그런 묘기를 부리고 있으니 포토그래퍼가 그래도 되냐고 반문한다.


 올해 스물한 살. 앳된 티가 남은 얼굴이지만 그는 UCI 컨티넨날팀인 금산인삼첼로의 선수다. 작년 남자일반부에서 첫 데뷔를 한 방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목받던 산악자전거 선수였다. 현재 그는 금산팀의 사이클리스트로서 밀양에서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자전거를 사주셨다. 그때 아버지는 MTB를 타고 계셨는데,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흥미가 생겼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재미삼아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었다. 전체 스무 명 정도가 참가한 대회에서 10등정도 했다. 그때부터 승부에 욕심이 생겼다.


학창시절은 어땠나?


아무래도 아버지가 동호회에 계시다보니 중학교 때는 동호회 활동을 많이 했다. 대구체육고교로 진학을 하면서 동호회 생활보다는 학교에서 하는 훈련에 더욱 집중했다. 고등학생부터 대회 엘리트 부문에 참가할 수 있는데, 일반 동호회원들이 아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경쟁 상대와 대회를 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자전거에 투자해야 했다.


작년부터 금산인삼첼로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특별히 기억 남는 경기가 있나?


작년 금산에서 열린 문화체육장관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금산팀의 홈그라운드였기 때문에 팀에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더군다나 나는 일반부에 데뷔를 하고나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해 상당히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훈련강도도 고등학교 시절보다 2배는 높아져서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 부담감과 조바심을 덜어준 계기가 금산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나는 3등을 했고 일반부 데뷔 첫 포디움에 올랐다.


팀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방 선수의 주종목은 XC부문이다. 그런데 첼로팀은 엄연한 사이클팀이다. MTB선수로서 사이클팀에 입단을 결심했을 때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2011년 시즌의 첫 대회 대통령기 대회에서 나는 우승을 했고 금산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입단을 결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부터 금산첼로팀에 관심이 많았다. 산악자전거 선수인 박창민 선수도 금산군청팀에서 활동했던 일례도 있었고. 개인적인 계획과 팀의 비전을 보더라도 금산인삼첼로팀에 입단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그래도 사이클팀에 입단하면 오프로드보다는 로도 훈련이 더 많을 텐데. 혹시 사이클리스트로 완전히 전향할 생각인가?


글쎄. 사이클리스트로 완전히 전향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XC종목에 기본을 두면서도 도로경기나 크리테리움에도 팀에 도움을 되는 올라운드형 선수가 되고 싶다.


이를테면 하이브리드 같은? (웃음) XC선수로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나?


사실 XC선수에게 있어 사이클팀에 합류하는 것만큼 매력적인 제안은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XC선수를 위한 팀 단위의 코칭 시스템은 전무한 편이다. 혼자서 자전거를 타야하는 종목 자체의 특징이기도 하고 국내 여건의 문제도 있다. 반면 사이클팀은 체계적인 훈련과정이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나와 같이 팀에서 훈련을 하다가 MTB대회가 열리면 개인적으로 준비를 한다.


현재 밀양에서는 어떤 훈련을 주로 하는지?


도로 훈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MTB선수라고 무조건 MTB를 타야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또한 도로훈련이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사이클을 타면 지구력을 기를 수 있어 산악대회에서도 도움이 된다. 그런가하면 로드경기는 XC경기와 상통하는 부분도 많다.


팀 내 분위기는 어떤가? 팀에서 막내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금산첼로팀은 가족 같은 분위기다. 외근훈련 말고 평소에는 한 집에서 같이 지내니 어떻게 보면 진짜 가족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로 신입이 한 명 들어와서 이제 막내가 아니다.


그 중에서 가장 친한 사람을 한 명 뽑는다면?


팀의 주장이자 맏형인 김병철 선수. 본받을 점이 많은 선수다. 작년 강진 크리테리움 경기 도중 김병철 선수가 사고를 당했다. 자전거에서 떨어져 기둥에 부딪쳤는데, 장기가 파열되어서 여섯 시간의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거의 100%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재활을 하는 기간만 4개월이 걸렸다.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의지를 꺾지 않는 김병철 선수가 존경스러웠다.


동료가 다치면 결코 남일 같지 않겠다.


그렇다. 사고가 난 당일 팀원들이 모두 병원에서 김병철 선수를 기다렸다. 진심으로 김병철 선수가 완치하길 기도했다. 같은 팀원이기 때문이기 아픔 아픈 것도 있지만, 언제 어떻게 우리도 그렇게 다칠지 모른다. 


운동선수라면 부상의 위험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몸이 회복해도 마음에는 두려움이 남을 텐데.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면?


다행스럽게 아직까지 골절이나 파열과 같이 큰 부상을 당해본 적이 없다. 사실 겁이 많아 부상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며 경기를 진행한다. 그래도 종목의 특성상 타박상이나 낙차사고는 피해갈 수는 없다. 부상을 당하면 부정적인 생각은 피하는 편이다. 의기소침해 있으면 경기에 지장을 주니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밝은 이야기를 해보자.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마음이 맞는 선수들과 바깥에서 스트레스를 푼다. 맛있는 것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하면서.


술도 마시고?


시즌 기간에 음주는 금지다. 휴가나 시즌이 끝나면 간단히 맥주 한 잔 즐기는 정도.


여자 친구가 있다고 들었는데 연애는 언제하나?


훈련 기간에는 자주 만나지 못한다. 주말이나 휴가를 받을 때에만 본다. 그것 외에는 다른 커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영화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수다를 떤다. 여자 친구가 자전거 선수 출신이다. 작년 이즈음 밀양에서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제는 선수생활을 하지 않지만, 여자 친구가 이쪽 경험이 있다 보니 내 입장을 잘 이해해준다.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은퇴한 선수이니 굳이 묻지는 않겠다. 자전거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세운 목표가 있다. 구체적 목표는 밝히기 어렵지만, 어쨌든 사이클

선수로서도, MTB선수로서 오래도록 활동하고 싶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 해야 할 몫을 해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스물한 살의 나이는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때이다. 일찍부터 선수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 당연하다. 그래도 목표한 것이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그 목표를 이룬 다음에도 즐길 시간은 충분하다.



사진: 이성규 / 출처: 월간 더바이크 www.thebike.co.kr



방재현 선수 프로필


2010년 제2회 울산동구 염포산 전국산악자전거 대회 남자 고등부 크로스컨트리 2위

2011년 제12회 대통령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남자 고등부 크로스컨트리 1위

2011년 제2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전국산악자전거 대회남자 고등부 크로스컨트리 1위

2011년 중국 소주 아시아선수권대회 주니어 국가대표 파견

2012년 대통령기 가평투어 전국도로사이클대회 단체종합 1위

2012년 제6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 남자 일반부 크로스컨트리 3위

▶생년월일 : 1993년 12월 28일 ▶소속팀 : 금산인삼첼로 ▶키 / 몸무게 : 170cm, 59kg


**본 인터뷰는 월간 더바이크(www.thebike.co.kr) 1월호에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