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칼럼

명검 장미칼, 불편한 진실과 거짓에 대하여

명검 장미칼, 불편한 진실과 거짓에 대하여


1. 장미칼은 포스코에서 개발한 고탄소강 420 J2로 만들었다.


420 J2가 포스코에서 개발한 고강도 금속은 맞다. 이 금속은 내부식성과 내마모성이 좋은 금속으로 포크, 나이프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외국 나이프 포럼에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이 금속은 스테인레스 스틸 중 가장 무른 금속으로 칼을 만드는 금속 중에서는 경도가 낮은 가장 하급의 금속(보통 45~52Rc이하. 일본 사카이토지 사시미의 경도가 60~62Rc임을 참조한다)이라고 한다. 이 금속의 최고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 그리고 절대로 녹이 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특가로 판매하는 싸구려 식칼이나, 가짜 도검을 만들 때 이 재질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420 J2는 고탄소강이 아니다. 고탄소강의 기준은 탄소함유량이 0.5% 이상이여야 하지만 420 J2의 탄소함량은 0.4% 이하다.



420 J2 특성 설명.포스코 스테인레스 스틸 설명 중 발췌


420 J2에 관해선 다음의 사이트를 참고해두어도 좋을 듯하다.

http://www.bladeforums.com/forums/showthread.php/534607-What-about-420J2-stainless-steel

스테인리스강에 대해



2. 독일의 하이드로마 기술력으로 개발되었다?


독일의 하이드로마라는 회사는 없다. 검색된 유일한 최사는 Röchling Hydroma로 공업용, 주방용 도마를 만든다. 그리고 장미칼 광고에 게재된 독일 하이드로마 사의 계약서에 명시된 회사와 이 회사의 상호명이 일치했다.


장미칼 광고를 보면 독일 하이드로마 사의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나오면서 슬그머니 식칼 손잡이가 나온다. 즉, Röchling Hydroma 사는 칼날을 만든 곳이 아니라 칼 손잡이를 만든 것이다. 장미칼 제조업체는 독일이 금속제련으로 유명한 나라라는 것을 착안해 은연 중에 독일제 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과장 광고를 한 것이다.(솔직히 이건 거의 허위 광고에 가까움)



장미칼 제조사에서 홍보용으로 제시한 하이드로마사와의 계약서



로슈링 하이드로마 사 홈페이지. 하단에 명기한 자사 설명을 보면 "하이드로마는 수십 년간 도마 공급과 제조에 믿음직한 파트너"라고 설명하고 있다.



3. Bumpy Road 2라는 기술을 도입해 만들었다?


하이드로마 사는 날붙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아마 장미칼을 만드는 회사가 직접 붙인 이름일 공산이 크다. 그리고 이 범피 로드란 말그대로 '울퉁불퉁'. 아마도 손잡이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특수처리를 말하는 듯 하다.



고탄소강 아니라고. 하이드로마는 칼손잡이 만들었다고.



4. 명검 장미칼은 독일 하이드로마 사의 OEM 제품이다.


다시 말하지만 하이드로마 저머니란 회사는 없다. Röchling Hydroma 사는 플라스틱을 가공하여 도마를 만드는 회사지, 주방용품제조사가 아니다. Röchling Hydroma 사는 한국 장미칼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칼날에 붙일 플라스틱 손잡이만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하이드로마 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OEM도 없다. 그저 장미칼 제조사가 자신의 제품에 독일제라는 거짓 명성을 씌우기 위해 만든 허위사실일 뿐이다. 


혹은 그 OEM 계약서는 한국 플라스틱 기업이 하이드로마 사에게 납품한다는 내용일 수도. 



OEM 뭐? 칼날을 OEM한다는 건지, 칼손잡이인지, 아니면 장미칼 자체를 OEM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바람.



결론


명검 장미칼은 독일의 도마회사에서 만든 손잡이를 사용한 톱칼일 뿐이다. 그리고 톱칼은 톱칼일 뿐.


장미칼뿐 아니라 기타 유사장미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원조냐 할 것 없이 톱칼은 원래 딱딱한 거 잘 자릅니다. 쇠톱으로 자물쇠 잘라본 분들이라면 저 두깨로 만들어진 톱(칼)이 어느 정도 절삭력을 갖고 있을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즉, 톱칼은 그 특수한 목적(딱딱한 것을 자르는 용도) 때문에 존재해왔고, 다만 이 칼을 주방용으로 팔기 시작한 것이 획기적이라면 획기적입니다. 주방용 톱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대충 아무거나 싼 톱 사셔다 쓰시는게.  독일제니 스위스제니 엉뚱한 사탕발림에 속지 마세요.


*그리고 일부 거지 같은 파워블로거들이 이게 엄청나게 좋은 칼이라고 홍보하는데, 너네들 돈에 영혼 파는 거 아니다.



"구라치다 걸리면 손목아지 날아가는 안 배웠냐?"


'문화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대통령의 스탠스  (0) 2013.10.01
안녕, 잠자리. 안녕  (0) 2013.09.23
표현의 자유, 리버럴리스트와 주체의 미덕  (0) 2013.04.15
논쟁이란  (0) 2013.04.15
송신2  (0)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