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더바이크 1월호 발행




1. 더바이크 1월호가 나왔다.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간다. 겨울이라 특별히 현장을 뛰거나 바쁜건 없었지만 늘 시간에 쫓긴다. 그게 마감의 마법이기도 하다. 


2. 촬영표지를 찍으려고 대관령을 다녀왔다. 새벽부터 출발한 탓에 주말은 고스란히 날아갔지만 오밤부터 일출을 기다린다는 것은 묘하게 설레는 일이기도 했다. 차 안과 바깥을 왔다갔다하면서 촬영을 했다. 강원도는 역시 강원도더라. 암만 방한을 해도 조그만한 틈으로 얼음 송곳이 푹푹 찌르는 듯했다. 가장 고생을 한 것은 바로 이 자전거였다. 나중에는 프레임에 된서리가 끼었는데, 그게 또 나름의 멋이 있어서 걷어내지 않고 그냥 촬영했다. 적설 깊이가 한 30센티를 되는 것 같았다. 멀쩡한 지면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신발이 눈속에 파묻히기도 했다. 고생스러웠지만 대관령의 겨울경치는 신비로웠다. 동 틀 무렵이 되자 운해가 남긴 눈꽃의 잔영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몰려오기도 했다.


3. 마감이 끝나고서부터 신정까지는 청주에서 보냈다. 청주는 조용한 동네였고 나도 딱히 할일은 없었다. 밤에는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낮에는 집에 틀여박혀 영화를 봤다. 하루에 서너편은 봤는데 나중에 하나씩 정리를 해봐야겠다. 이번에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레미제라블>, <더 레이븐>, <잘 살아보세>였다. 퀄리티만 놓고 보자면 '더 레이븐'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레미제라블'은 수작이었으나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으며, '잘 살아보세'는 도저히 이해불가였다.


4. 또다시 카드값이 통장잔액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리라 번번히 작심했건만. '연말특수'라 그런가. 별로 남 사준 것도 없는데 늘어난 카드빚이 월급을 앗아간다. 원천징수의 슬픔을 시몬 너는 아느냐. 이렇게 엄살을 부리지만, 사실 매월 이러고도 잘 먹고 사고 싶은 것도 잘만 산다. 그러나 가난은 일종의 이데올로기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상상력과 욕망에 대한 문제이다. 실제로 많이 '구매'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의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욕심에서 가난과의 전쟁은 시작된다. 요컨데 헬스장을 끊고 싶은데 생활비가 빠듯해서 도무지 갈 엄두가 안난다는 말이다. 이렇게 가난은 몽둥이를 든 추격자처럼 나를 뒤쫓는다. 열심히 뛰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