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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글쟁이란

본 글은 ㅍㅍㅅㅅ(ppss.kr)에 올라온 <글쓰기에 대한 환상>이라는 글에 대한 코멘트입니다.


아래에 전문이 있습니다.

http://ppss.kr/archives/37816


여기서 필자인 고레쿤 씨는 소위 '프로페셔널' 글쟁이들을 보며 이들이 단지 글을 쓸 뿐 전문 분야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고레쿤 씨의 입장은 '한가지 필드에서 잘 알지 못하고, 따라서 특정한 시각도 없는 사람이 단지 글을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 듯합니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그의 글에서는 좋은 글이 지향해야 할 것과 좋은 글을 쓰기 위해 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며, 특정 분야의 글쓰기 특히 실용문의 성격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래에 코멘트 전문을 읽기 전에 먼저 고레쿤 씨의 글을 읽는 것을 권합니다. 



1. 글을 쓰는 직업은 여러 종류이고, 각자가 가진 능력도 다양하다. 그 중 공지영은 소설가다. 소설가로서 뛰어남이란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보여주는 능력이지, 문제에 대해 만족할만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공지영에게 인문계와 이공계의 상호통섭을 묻는 것은 민물고기에게 양서류의 번영과 미래에 대해 묻는 것과 같다. 평생을 아가미로 호흡하고도 잘만 살았는데, 피부 호흡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지, 그게 '무능력'씩이나 될까. 그런 질문은 문인이 아니라 학자나 비평가에게 물어야 적절하다. 


2. 글쓰기란 실용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잉여질, 또는 고상하게 불러봐야 취미 목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단하다는 인문학이 언제는 '먹고사니즘'을 위해 존립된 적이 있었나. 먼저 표현해야 할 생각이 있고 그 다음 구체적인 글쓰기로 넘어가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어떤 글쓰기는 문장에 깔린 생각의 덫에 빠져서 땅 짚고 허우적거리는 즐거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3. 유려한 문체보다는 구체적인 목소리와 예리한 시각을 견지하는 것이 글쟁이로서 바람직한 상태임은 동의한다. 그러나 이것이 방법론적으로도 옳은 것은 아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한 가장 실천적인 방법은 글을 많이 쓰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문장이 다듬어지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지적 훈련을 동반하여 자신이 써야 할 주제에 정확한 앎을 추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연습을 통해서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무엇을 써야 하는지 가장 잘 쓸 수 있는지 자기 스타일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을 막상 글을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방향을 알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다 보면 방향을 발견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4. 이렇게 똥글도 많이 쓰다 보면 실수하고, 그러면 욕먹고 그러면서, 허벌나게 치욕적 비난 받고 목표로 갑니다. 광X주느님들아, 글쟁이 좀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