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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추천사>꽃들에게 희망을, 이 책은 여러분들의 자녀에게 망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이란 책을 읽고, 나는 경쟁을 피하고 살았다. 경쟁은 피곤한 것이고, 그 숙고의 시간이 지루했으며, 결과물 또한 비참했다. 나는 줄무늬 애벌레처럼 강인함도 없거니와 위아래로 짖누르는 서열 속에 꿈틀대는 신세가 너무 싫었다. 그렇게 나는 다수에서 도망치고 주류를 조롱했다. 집단의식에 몸을 맡긴채 개별자이길 포기한 대중을 꾸짖고, 속물들의 파이팅 넘치는 세계를 관전하는 속물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서열의 잣대는 나를 쫓아온다. 여기까지 도망쳤는데도 나는 행정적으로 집계되고, 학벌에 차별받으며, 연봉에 의해 분류된다. 세상 어디에도 도망칠 곳은 없었다. 더러 나비가 된 자들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그게 나라는 보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만의 고치를 만들어야 하는가? 알.. 더보기
소설 <파이트 클럽>, 척 팔라닉, 랜덤하우스, 1998 남자를 만드는 방법, 농도 구십팔 퍼센트의 증오에 그보다 세 배 많은 애욕을 섞는다.-남자들은 모두 파이트 클럽에 대해 알고 있다 이제껏 은 디스토피아적 블록버스터로서 평가되었다. 이 소설에 매료된 사람들은 이 어두운 영웅신화를 완성하기 위해서 노튼의 삶이 그제까지 얼마나 무료했는지를 설명하며, ‘밑으로 가는 해방’을 주장했던 타일러 더든의 중오가 무엇을 향해 있는지, 그 폭력의 대상인 세계가 얼마나 인간에게 적대적인지에 대해 정당화한다.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다. 설령 우리가 척 팔라닉의 염세적인 관점에 동의할지라도, 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혁명의 관점에서 이 작품은 자의식의 과잉과 극단적인 마초이즘, 세기말의 말세 신드롬 이상은 아니다. 염세주의, 폭력에 의한 해방감, 파괴에 대.. 더보기
현대예술의 혁명, 한스 제들마이어, 한길사 "충격적인 것을 표현하는 작품은 그것을 만든 예술적인 능력에 감격의 소리밖에 낼 줄 모르는 사람들보다는 그것에 정말 화를 낼지라도 그 충격을 온몸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간파한다" -한스 제들마이어 이 형님은 이지적이면서 통쾌한 화법을 구사한다. 현대미술계에서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주장하는 최초의 소년인 제들마이어는 현대예술이 자기기만과 유미주의로 인해 허무주의에 도달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의 보수적인 시각에 동의하는가와는 관계없이 제들마이어는 날카로운 펜으로 모더니즘의 속성을 낱낱이 해부함으로써, 예술이라면 고상한 척 찬탄을 자아내기만 하는 사이비 감상자들을 민망하게 만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