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야구 빨아 재끼기] 결과론으로 보는 NC의 김경문 감독 선택기


 요 몇 주 동안 야구계에서 아주 핫한 이슈는 아무래도 김성근 감독의 경질, 김경문 감독의 NC 다이노스 행이 아닐까 싶네요. SK와 두산 팬들에게는 충격을, 창원 시민들에게는 한줄기 희망을 안겨준 사건이였죠.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의 NC행은 NC 프런트가 얼마나 짱구를 잘 굴렸는지 보여주는 그야말로 예술에 가까운 전략인듯 합니다. 왜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고 우선 NC가 왜 다른 기라성 같은 감독 예비군들을 뒤로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알아봅시다.

 감독 예비군 1. 김재박


 요새 야구 팬들에게는 '8888'을 외치는 코믹스런 광고의 주인공으로 더 유명한 전 LG 트윈스 김재박 감독입니다. 현재 963승을 기록 중이며 최연소 500승(48세 4개월 26일) 달성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재박 감독이 더 유명한 건 현대 왕조 시절을 이끈 명장이라는 점이지요. 어쨌건 지금은 감독 예비군인 김재박 감독은 과거 현대 감독 시절의 과감성이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더군다나 일선에서 물러난지도 꽤 되었고, 다음으로 소개될 감독 예비군들에 비해 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본인은 감독직으로의 복귀를 굉장이, 엄청 열망하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12구단이 창단되도 불가능할 것 같다죠. 마지막으로 감독했던 LG를 7위로 만들었으니. 그래서 사람들이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감독 예비군 2. 김인식


 2009년까지 한화 이글스 감독을 역임했고, 2009년 초반에 열린 WBC에서 2위를 달성한 믿음의 감독, 믿음의 야구를 대표하는 김인식 감독입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기술위원규칙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통산 960승을 달성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라는 일선에서 물러난 확실한 이유가 있는지라 다시금 감독직을 수락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감독직에 다시 오르게 되면 프런트를 비롯한 구단 전체의 통합 효과는 톡톡히 볼수 있겠지만요. 하지만 신생팀 NC에서 바라는 적극적인 스타일의 감독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감독 예비군 3. 제리 로이스터


 외국인 감독으로 롯데의 비밀번호 8888577을 풀고, 롯데에게 있어선 지금도 정신적 지주로 불리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입니다. No Fear 정신을 앞세워 자율야구를 롯데에 정착시키고 롯데만의 팀컬러를 보여줬습니다. 한국에서의 통산 성적은 204승을 달성했고요, 지금은 무직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맨탈 중심적인 지도력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외국인 감독으로서 의사소통의 문제점과 아직 NC가 신생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팀관리에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능력은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정도지만, 글쎄요. 아직 NC가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를 받기에는 시기상조 일듯 합니다.

 감독 예비군 4. 선동열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한국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던 선동열 전 삼성 감독입니다. 삼성을 이끄는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일궈냈고요, 통산 417승을 달성했습니다. 그것도 삼성에서만요. 5회 이후만 버티면 이긴다라는 지키는 야구를 모토로 오승환, 권혁, 정현욱 등 국가대표급 불펜진을 키워낸 명장이죠. 최고 투수 출신답게 마운드의 중요성을 알고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언에 가장 걸맞는 야구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단장이 바뀌면서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김경문 감독과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기 전 9구단 논의가 한창일 때 가장 NC의 감독직으로 유력했었습니다만 아쉽게 됐네요. 필자가 개인적으로 NC 감독직으로 어울리지 않을까 했던 감독인데 말이죠. 아무튼 삼성 감독 생활 말미에 선수단을 통합하지 못하는 약간은 부족한 리더쉽과 2010 한국시리즈 당시 어눌했던 선수 운용은 NC가 보기엔 '그다지'였나 봅니다.

 감독 예비군 5. 김성근


'야신(野神)'으로 더 유명한 김성근 전 SK 감독입니다. 감독 예비군 중에 가장 오래된 경력을 가지고 있죠. 통산 1234승을 달성. 통산 승수로만 따지면 김응룡 감독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특유의 강도높은 훈련과 일본 야구의 특징인 데이터 분석 방식을 사용해서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죠. 특히 SK에서 일군 세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한번의 준우승은 해태, 현대와 같은 막강한 왕조의 재탄생이 아닌가 할 정도로 김성근 감독의 능력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 재계약 협의 중 프런트와의 마찰로 결국 구단에 의해 내팽겨쳐졌습니다. 항간에는 NC 감독직이 유력해 보인다라는 말도 있었는데요, 결국 김경문 감독에 밀렸죠. 
 
 그 원인을 살펴보자면 일단 경질 바로 전에 있던 프런트와의 마찰. 현장(코칭 스태프)과 프런트가 잘 돌아가야 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장과 프런트는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틀어져버리면 일년이 고생이죠. NC의 입장에선 김성근 감독의 고집이 프런트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 본 것 같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능력은 지금 막 창단되는 팀에 있어서는 군침을 흘릴 만 한데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하나는 현장에서의 수렴능력입니다. 이만수 감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의 팀운용을 선언했다는 점은 2군 감독으로서 지금까지 상당한 불만을 가졌던지, 선수들로부터 불만을 들어왔던지 둘 중 하나라는 겁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의 독단적인 리더쉽은 SK 내부의 문제였다고 볼 수 있겠죠. 프런트와의 불협화음은 그렇다쳐도 현장에서의 어긋남은 최악이라고 NC는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NC 다이노스 초대 감독 김경문
 


 결국 NC 다이노스 프런트 입맛에 맛는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었을 거라 이겁니다. 통산 512승으로 앞서 소개한 감독 예비군들에 비해 그리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두산이 매해 상위권을 지켜왔다는 점과 2008년 올림픽 금메달의 선봉장이라는 점은 NC가 김경문 감독을 지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다른 감독들과는 다르게 프런트와 많은 불화가 없었다는 점은 김경문 감독이 NC에 지명된 후 두산 프런트 매니저를 비롯한 일부 스태프가 김경문 감독과 함께 일할 것이라는 보도로 알 수 있습니다. 일명 김경문 효과라고 할까요. 아마도 내년 두산 프런트와 코칭 스태프엔 많은 변화가 있을거라 봅니다. 아무래도 7년을 같이 한 감독 밑에서 일하는게 더 편하고 훨씬 많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테니까요.
 
 일부에선 NC 감독직을 하기 위해 두산을 나온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올해 초 두산의 분위기가 김경문 감독이 옷을 안 벗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억측에 가깝고요. 오히려 감독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라고 보는게 맞겠죠.어쨌든 의도치는 않았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NC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는 감독을 영입했다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프로야구 감독들이 감독 경력 5년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김경문 감독의 경험이 앞으로 NC에서 어떻게 꽃필지 NC가 1군으로 올라오는 2013년이 기대됩니다.

 ※ 그렇다고 해서 앞선 감독들의 실력이 모자라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신생팀 NC가 김경문 감독을 지명한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