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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맞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


명짤 <소드마스터> 시리즈 중



내가 곱게 자란건가. 어제는 시위가 한창이었고, 현직 경찰 동창은 술을 마시다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주말까지 박탈당한 경찰 공무원이 시위대라면 이를 부득부득 가는 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아무것도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시위대놈들은 경찰봉으로 후려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이 무슨 가학적 변태욕구인지 모르겠다. 시위하는 사람들이 잘했건 잘하지 못했건 그 사람은 나름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정부에 항의를 하는 중인데, 연대하지 못하겠다면 관심이나 끄고 그냥 제 갈 길 가면 모두가 평화롭다. 경찰이 시위대에 좀 밀리거나 말거나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딱히 그쪽의 세계에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도 굳이 나서서 공연한 증오감과 공격성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맞아야 한다고? 시위대가 어디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짱돌 든 사람만 있다더냐. 작정한 경찰이 폭력을 동원하기 시작하면 육체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어린 학생이나 여자들은 포식자 앞 어린 양처럼 변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힘 쎈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아본 사람은 안다. 폭력은 몸을 아프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공포와 무력감에 따른 자기비하와 치욕, 수치심은 마음을 병들게 한다. 어떤 사람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세상에 맞아서 정신을 차리는 동물은 없다. 맞은 동물은 맞지 않기 위해 가해자가 시키는대로 움직일 뿐이다. 때려서 말을 듣게 한다는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채찍으로 조련당하면서 큰 건가? 당신은 천부인권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말하는 짐승으로 길러졌나? 이 와중에 반대로 시위대 중에서 폭력시위가 답이라고 추부기는 자들도 있다. 내 생각에는 둘 다 맞아야 한다. 아니, 이런 사람들은 다시 신생아 시절로 되돌아가 따듯한 포옹으로 맞아줘야 한다. 이게 다 사랑과 관심이 부족한 탓이다.


*넌 이미 댓글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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