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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언제부터 논리가 만능열쇠였다고 별 것 아닌 진실을 털어놓자면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사실 그렇게 논리적이지 않다는 거다. 텍스트를 기반한 온라인 생활에서는 문장이 갖는 논리적인 힘이나 수미일관한 구조가 나름 중요하다. 그러나 시간을 타고 언어가 흐르는 구술 상황에서는 다르다. 어렸을 적 웅변 대회에 나가서 두 손을 치켜 들고 '힘차게/힘차게/외칩니다아아아!'라는 제스처가 필요했던 까닭도 같다. 구술 언어에서 논리적인 비판은 그렇게 호소력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그렇게 사고하려고 연습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자칭 논리왕들이 말도 안 되는 뻘글을 쓰더라도 측은한 마음으로 웃어주자. 그래도 쟤는 노력이라도 하잖아. 논리적인 사고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백조는 모두 희다'라는 명제는 검은 백조로.. 더보기
논쟁이란 오늘 어떤 페친님과의 대화를 하다가 문득 토론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생각나 글을 남긴다. 나란 놈이 말을 주고 받는 대화보다 혼자 떠들어대는 글에 더 익숙한 까닭에 글로 남기는 편이 상대가 더 잘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1. 논쟁의 성립 조건 토론, 좁게 말하자면 논쟁이라는 것은 발화하는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지만 주제에 대해 중지를 모으거나 의견을 교환하는 토의와 담론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논쟁이 일어나는 조건은 주어진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의견이 양립되어질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만약 저 주장이 나의 주장의 타당함과 아무런 상관없이 세워질 수 있을 때 논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또는, 가치관이 다를지라도 단지 취향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 사안일 때는 논쟁할 필요는 없다. 수능의 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