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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쇼미더머디(Show me the Money)(2009) 최익환, 남다정, 권중관, 이송희일, 김은경, 양해훈, 채기, 윤성호, 김성호, 김여남 감독, 다수 주연 배금주의라고 부르기엔 알싸한 '쩐'에 대한 푸념 현대에서 돈은 사회적 공기다. 금전을 매개로 가치를 주고받는 사회형태가 바람직한가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이미 시장의 체제 속을 헤엄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한낱 청동 덩어리, 혹은 종잇조각에 불과한 그것으로부터 무소불위의 권력이 나온다는 것이 웃긴 일이지만, 법정에서 '무전유죄, 유전무죄'를 외친 지강헌의 외침이 신파조로 들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 요즘의 풍조이기는 하다. 이러다보니 정치권, 또는 운동권 인사가 자본주의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행위가 새삼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살에 와 닿는 돈의 위력에 대해 예민한 후각을 유지해야 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왜냐면 화폐라는 것이 이것과 저것의 등가가치를 보장하는 역할을 넘어 –우리가 화폐교환이.. 더보기
[도가니 감독/황동혁, 주연/공유, 정유미] 도가니에 함몰되는 우리들, 누구도 그 밖에 있지 않았다. 공지영 소설가의 도가니가 영화로 만들어 세간에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다. 청각 장애자에 대한 인권 유린을 다룬 이 영화가 큰 흥행을 맞은 것은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회 지도층조차 이 영화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는 코멘트를 달아서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인권이 어디까지 추락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가 드러내는 진실은 결코 가벼울 수가 없었다. 이야기는 미술을 전공한 강인호가 청각장애자를 위한 특수학교 자애학원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무진에 들어서자마자 강인호은 무진의 명물이라는 안개와 마주친다. 안개는 무진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무진시에 잔뜩 낀 하얀 장막, 사학재단과 공권력의 비리, 나아가 세간의 관심을 가리는 장막이기도 하다. 안개 속에서 로드킬을 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은 곳에 가려진 참.. 더보기
[부당거래] 볼 사람은 이미 다 봤는데 리뷰라니... 부당거래의 당연한 사슬 나를 위한 변명, 내가 솔로라고 영화를 안보는 건 아니다. 한동한 착실하게 살았던 시간의 반동일까. 3일간이나 필자는 초딩들과 물총놀이를 하며 블로그를 랩탑 한 구석에 쳐박아놓고 들여다보지 않았다. 간만에 글을 쓰려니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오호, 통재라. 글을 써보겠다고 폼을 잡고 모니터 앞에 서니 박봄의 다리는 왜 이렇게 섹시할까. 어느새 내 오른손 손아귀에 있는 쥐새끼는 반쯤 벗은 아낙네의 사진을 헤매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자정을 넘긴 시각. 에이씨, 오늘도 망했다싶어 다시 웹창을 닫는다. 담배를 피면서 그래도 뭐 좀 할까, 운동이나 하고 잘까 생각도 해보는데 저녁에 흡수한 알콜이 생각난다.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았지만 술 먹고 하는 운동은 소용 없다지, 이렇게 자위한다. 그때 생각난 것.. 더보기
트랜스 포머 3 : 달의 그림자 -그래도 2편보다는 낫구나 남자의 꿈과 로망은 세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자동차, 여자, 그리고 메카닉. 어렸을 적 아카데미 로고가 적힌 조립 완구를 가지고 놀지 않은 남자가 있던가? 레고를 가지고 놀다보면 서너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흘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필자는 트랜스 포머를 처음 애니메이션으로 접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즈음 트랜스 포머는 압도적인 CG액션으로 영화관을 점령했다. 그래, 세월이 지나도 남자의 로망은 사그러지지 않는다. 단지 진화해나갈 뿐. 어차피 남자는 다 애 아니면 개 아닌가? 어른이 된 애들을 또 흥분시키는 트랜스 포머 3가 왔다. 오토봇, 어태-ㅋ! 트랜스포머 3 는 전작에 비해 뭐가 바뀌었을까? 뭐가 바뀌었냐고? 아마도 마이클 베이는 전작의 실패요소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 더보기
왓치맨(Whatchman) -일그러인 영웅들의 위대함, 감독 잭 스나이더 이미 햇수로 2년이 지났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알겠지만, 히어로물을 가장한 이 영화는 사실 히어로물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의심스럽다. 300에서 단순한 플롯으로 영상미를 추구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은 왓치맨에서 보다 진보적인 영웅물을 선보인다. 이미 스파이더맨3, 다크 나이트를 통해 영웅의 일그러진 면모를 스크린에 담으려는 시도는 이미 있었다. 스파이더맨 3가 인간적인 약점과 히어로적인 의무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영웅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에서는 추앙받는 영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혐오와 멸시를 받는,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려는 영웅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기존의 히어로물과의 차별성 왓치맨에는 6명의 히어로가 등장한다. 닥터 맨하탄, 오지맨디아스, 나이트 아울, 로어셰크, 코미디언, 실.. 더보기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 - 언젠가는 죽을 당신 당신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굳이 철학적인 개념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나,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그것은 "너는 언젠가 죽는다."라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필멸자로서의 죽음을 인식해 왔으나 실제로 살면서 그것을 인식하며 사는 것은 것은 드물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명제는 일반적임에도 '나의 아버지가 죽는다' 혹은, '나는 언젠가 죽는다.'라는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그 '죽음'이란 내일 찾아올 수 있는 것이고 이 글을 읽은 당신에게도 불현듯 찾아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더더욱 그렇다. 분명한 것은 죽음의 가능성은 여전히 당신을 맴돌고 있다. 영화로 돌아가보자. 이 말을 들어보았는가? '까르페디엠(Carpe Diem)'.. 더보기
Capitalism: A love story by 마이클 무어 자본주의를 향한 이유 있는 야유를 들어볼까? 마이클 무어를 다윗에 비유하긴 어렵지만, 여태껏 그가 영화를 제작하면서 제법 영리한 방식으로 미국과 싸워왔다는 점은 인정해줄만 하다. 전작 식코(sicko)에서도 그러하듯 이번에도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어떻게 상식으로 둔갑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제는 마이클 무어의 총론과도 같은 것이다. 바로 자본주의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인데, 부수적인 주제로 크게 모기지서브프라임, 신용파산스왑, 생산 기반 약화로 인한 노동자 세력의 감소 및 빈민화 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현재 미국을 말하는 문제들, 그 자체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확실히 미국을 흔들고 있다. 영화 초반부터 집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공무원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 더보기
마루 밑 아리에티 리뷰 -돈과 시간의 남아도는 '잉여'들에게만 권하고픈 영화관에 들어가며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솔직해지자면, 지브리의 나머지 사람들을 볼 거 없어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이 "마루 밑 아리에티"를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지난 번 영화 "벼랑 위의 포뇨"를 미야자키 하야오가 100% 자신의 수작업으로 완성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벼랑 위의 포뇨를 직접 그렸건 안 그렸건 간에 전작이 보여준 아날로그적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는 요즘의 3D 영화와는 사뭇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작 벼랑 위의 포뇨는 동심을 잘 살리면서 전개가 우왁스럽거나 유치하지 않다는 점에서 어른도 충분히 즐길만한 작품이었다. 반면 '마루 밑 아리에티'는 반지하 원룸에 사는 경제 형편인데도.. 더보기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리처드 레스터 감독,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 서부 영화 좋아하세요? 굳이 서부 영화의 매니아는 아니더라도 리처드 레스터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는 너무나 유명한 문구가 되었다. 반드시 이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내일을 향해 쏴라'란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으니 말이다. 흡사 이것은 하드보일드의 거장 미키 스필레인의 "복수는 나의 것"이 매혹적인 타이틀로 여러 변주를 자아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 공로의 일부분은 번역가의 탁월한 솜씨 덕으로 돌려야 하겠지만, 역시 너무나 위대한 명작의 제목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뇌리 속에 깊히 박혀 있다는 이유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어쨋건, 이 영화를 본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이 영화의 영향을 얼마쯤 받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내일을 향해 그들이 쏜 것은 1969년에 개봉한 이 .. 더보기
Brave Heart (감독 : 멜 깁슨, 주연 : 멜 깁슨) 연출과 주연을 멜 깁슨 혼자 다 해먹는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우리가 흔히 영국이라고 알고 있는 나라는 크게 앵글로 색슨족이 건국하여 수도를 런던으로 하는 잉글랜드와, 앵글로 색슨족에게 쫓겨 북부에 자리 잡아 수도를 에딘버러로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역시 켈트족이었으나 잉글랜드 남서부로 쫓겨난 웨일즈, 그리고 아일랜드가 있다. 한마디로 앵글로 색슨족이라는 굴러온 돌이 본래 그곳에 살고 있었던 켈트족을 아작을 내면서 영국은 크게 4개의 왕국으로 분열된다. 그러다가 13세기 스코틀랜드의 왕이 후계자 없이 죽은 것을 기회로 통일 영국을 만들고자 했던 에드워드 1세, 일명 '꺽다리'라고 불리는 롱생크는 웨일즈를 합병하고 스코틀랜드조차 굴복시키려 한다. 그러나 우리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