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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10월 넷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머리로는 알겠지만 가슴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종종 쓴다. 부정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다르게 말해 인지부조화에 빠진 사람이란,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시키지 않는다는 핑계로 자기방어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머리로도 잘 이해 못하면서 이해한 척을 하거나, 자신이 논리적으로 수긍하는 것과 진짜 부딪히는 '가슴'이 무엇이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회피한 사람들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기 행위에 대해서 즉물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위선(혹은 자기애)은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보기 싫은 부분을 미지의 것 혹은 가슴이 시킨 일로 둔갑시켜버린다. 2. 뒷북이긴 한데. 내년부터 투르 드 코리아가 2.. 더보기
아이언 레이디 조연정 2013년 마스터즈 대회 여성부 포디엄은 한마디로 ‘아줌마’들이 꽉 잡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다른 라이더들은 말할 것도 없이, 각 투어에서 쟁쟁한 실력을 보여준 여성 라이더들이 전부 유부녀이라는 사실은 재미있다. 이러한 ‘유부녀 삼분지계’(혹은 사분지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가 조연정이다. 그녀는 팀윈스페이스의 터줏대감이자, 자전거 전문숍인 바이크짱 대표, 윈스페이스 프레임과 매트릭스 휠셋의 수입사 운영을 겸하고 있다. 8년 전에 처음 페달을 굴린 이후로 그녀는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실력을 키웠다. 자전거숍의 부부 경영자 중 한 명으로서, 두 아이를 둔 어머니로서 자전거를 취미로 두기에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심지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여성 라이더로 거듭나기까지는 어지간히 노.. 더보기
10월 셋째 주 페북 드림 모음 1. 호루스벤누표 슬림필터와 어댑터링까지 장만했다. 이는 지난날 농사짓듯 블로그질로 해피머니를 긁어모은 여동생님의 은공이다. 정품을 써보질 않아 비교는 불가하나 역시 저가는 저가인 모양이다. 호루스벤누 어댑터의 만듦새는 그리 좋지 않다. 후드도 아구가 잘 안맞고. 무엇보다도 본체의 마그네슘 바디와 살짝 톤이 다르다. 이만하면 감지덕지긴 하지만. 생각보다 x100s의 배터리 스태미너가 별로다. 한계체력은 삼백 장 남짓인데, 앉은 자리에서 오백 장을 넘게 찍어대던 니콘에 비하면 만들다 말은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 자체가 작은 탓도 있고 최신카메라라서 전자기능에 기대는 부분이 더 많은 탓일게다. 하기사 이건 말이 똑같은 디카지 예전 카메라가 일반 핸드폰이라면 이건 스마트폰이다. 조만간 추가 배터리를 구입하고 .. 더보기
10월 둘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뭐길래[기사보기] 사실 이 사건은 서울대라는 엘리트에 대한 기대수준과 실제 세계에서 서울대를 다니는 갭이 만들어낸 오락컨텐츠이다. 이것이 현 여권운동의 현실태를 시사한다거나 페미니즘의 오류를 고민하는 기사로 오인하면 곤란하다. 단지 이 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줄담배를 남성성의 과시라고 생각하는 서울대생 아가씨의 프로이트적인 발상이 전부다. 이 기사대로라면 그녀에게 있어 여자가 담배를 태우는 것는 돌출 성기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나 남자가 되고 싶다는 사인일 테고,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강의실에 나타난 남자는 필시 게이 페미니스트일 것이다. 평상에 다리를 접고 앉는 아빠다리는 심각한 남성적 과시이므로 여성들 앞에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2. 인간의 믿음.. 더보기
의외의 남자 이형모 '오늘은 잘할 수 있어.’ 아마추어 사이클계의 톱클래스 선수인 이형모 선수의 좌우명이다. 그런데 정작 더바이크가 만난 이형모 선수는 ‘오늘은 운동 쉴 수 있어’, 라든가 혹은 ‘나도 화낼 수 있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그만큼 소탈하고 인간적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까지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보인다는 것을 본인은 모른다는 것 같지만 말이다. 이형모 선수는 자전거물품과 의류를 판매하는 알피엠스포츠의 마케팅 직원이다. 동네 형님 같은 편안한 인상을 가진,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에 지나지 않은 그가 특별한 까닭은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로서의 독보적인 실력 때문이겠다. 대학시절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산악인이었다가, 부상 이후 철인3종경기에서 두각을 보인 그는 자신의 주특기인 사이클 종목에서 프로선수 못지않은 .. 더보기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자전거의 속사정-자율안전확인제도와 KC마크 최근에 롯데마트는 판매 중이던 ‘통큰 자전거’를 전량 회수했다. 이유인즉슨 자율안전인증을 거치지 않고 허위 인증 표시를 해 판매를 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 사실을 자사의 홈페이지와 전국의 각 매장에 고지하고 8500여대를 환불해주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안전검사확인제도와 KC마크 비단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생활자전거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를 미부착한 자전거를 판매하는 사례는 보이지 않는 병폐와 같이 존속되어 왔다. 이러한 이유에는 수입 혹 제조사의 의도적인 검사회피부터 불법적 유통망, 또는 판매자의 부주의나 중요성 결여 등 다양하다. 그러나 KC마크 부착과 더불어 안전검사제도는 간과할 만큼 사소한 절차가 아니다. 유럽규격(Europaische Nor.. 더보기
진영논리자는 환원주의자인가 조선일보 내부 칼럼인 [기자의 시각] 낙서만도 못한 트윗 한 줄이라는 글을 중심으로. 공씨가 좋아한다는 위화는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더 멀리 전달된다'고 했다. 빛의 속도로 글이 전파되는 세상에서 그 '목소리'가 사실만을 담기를 바란다면 순박한 것일까. 그렇다면 사실에서 거짓을 골라내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 작가 위화 팔로워 1430만인 중국 트윗에 어제올린글 "이번소설은 죽은자가 이야기를 하는건데 어떻게 죽은 다음에 이야기를 합니까? 한국기자가 물었다 난 흠 그건 어떻게 그런지 제가 죽은 다음에나대답가능하네요"무려 조선일보 기자라신다— 공지영 (@congjee) September 29, 2013 이 기사를 보고 국민 TV의 국장 김용민 씨는 "조선일보가 기자들 뒷담화 장소가 되었다"라고 평했다. 내.. 더보기
10월 첫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고전 SF 걸작인 은하영웅전설의 체제구도는 부패한 민주주의제 vs 신군부 세력이 장악한 군주제의 싸움이었다. 저자가 단지 극우였는지, 아니면 민주주의의 몰락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이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이 우주전쟁의 결말은, 모든 자원을 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던 독재자가 무력한 의회를 백업으로 두고 싸웠던 천재 지략가를 무찌르는 것으로 끝이 난다. 작품 초반에 흐르던 얀 웬리와 라인하르트의 라이벌 구조는 후반부에 이르러 시스템의 대결로 넘어가면서 군국주의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진정 보여주려는 바를 지금 단언기에는 그 안에 있던 많은 이야기들이 망각 속으로 지워졌다. 어찌되었건 하나 생각나는 건, 멍청한 놈을 우두머리로 뽑으면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망트리를 .. 더보기
철마는 달리고 싶다 -국내 MTB파크의 현황과 대안 얼마 전 지인에게서 제보가 들어왔다. 용평리조트 내 MTB파크가 폐쇄된다는 것이다. 개장한지 불과 1년 만에 용평리조트 MTB파크가 폐쇄를 선언함에 따라 낙담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대체 용평리조트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대체 용평에는 무슨 일이? 한 달 전 용평 리조트 MTB코스에서 자전거사고가 일어났다. 우연하게도 취재차 용평에 있었던 필자는 이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사고가 난 곳은 다운힐 피니쉬 라인에 설치된 점프대였다. 가속 구간이 제법 길어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린다면 상당히 높이 날아가도록 설계한 구간이었다. 사고자는 점프를 뛰었고 착지에 실패했다. 규모가 큰 점프대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즉시 몇 사람들이 코스에 들어와 다른 라이더들이 점프대에 진입하려는 것.. 더보기
좋거나, 즐겁거나! 캐논데일 네오우드 이환걸 이환걸은 한마디로 호남(好男)이었다. 웃을 때는 까무잡잡한 얼굴에 커다란 눈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대회준비 때문에 자제하고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다소 냉철한 인상을 가진 사이클리스트를 상상했던 에디터에게 그의 모습은 다소 생소하기까지 했다. 그의 호방한 성격은 라이딩을 할 때도 여실히 드러난다. 예컨대 주행 중 에너지 보충을 하는 스타일이 그렇다. 남들이 파워젤이나 에너지 바를 휴대할 때, 이환걸의 저지 뒷주머니에는 큼지막한 소보루 빵이 두어 개씩 들어 있다. 주행 중에 먹기도 힘든 빵을 왜 먹느냐고 물으니 대답은 간단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빵이거든요.” 즐겁거나, 좋아하거나. 이 허무하리만치 소박한 이유가 그로 하여금 자전거를 타게 하는 이유 전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