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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시사

[G20세대 혹은 쥐20세대] 못배운 사람들이 정치하는 법

 
 필자가 초등학생이었을적 레코드점을 가면 'X세대 최신가요' 라디오 테입을 사곤 했다. 말 그대로 X세대들이 듣는 최신 가요라는 뜻인데, 당시 필자는 이놈의 X세대의 X가 무엇을 뜻하는 지도 몰랐다. 다만 TV에서 현진영씨가 '현진영 go 진형 go'를 외치며 X자가 대문짝만하게 프린팅된 후드티를 입고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중첩될 뿐이었다.

 각 세대마다 그것을 정의하는 문장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기성세대에 도전하는 새로운 경향 혹은 문화적 흐름을 이야기해왔다. 이러한 흐름은 반정치적이라기보다는 탈정치적인 움직임이었다. 젊은이들의 문화가 기성세대의 눈에 포착되었을 때 이러한 '탈정치'는 '반정치, 안티보수' 운동으로 낙인찍혔고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흐름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이번 중앙일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세대를 G20세대라고 명명했다. 혹은 P세대라고도 한다. 풀이를 들어보면 G20세대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휩싸이지 않고 진취적으로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을 말하는 명칭이라고 한다. P세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새롭게 애국심(patriot)에 불타는 세대를 뜻한다. 

 과연, 명박 각하는 시장 대통령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국익에 기여하는 다양한 쥐20의 효과는 젊은이들에게도 진취적 기상을 불어넣었다는 말인 것 같다. P세대도 그렇다. 아직까지 천안함의 배후는 누구인가? 국외세력인가? 국내인가? 무엇하나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가상의 적을 향해 애국심을 고무시킨다. 아니, 마치 '아브라카다브라'라는 주문처럼 애국이라는 단어를 읊어대는 전략인거 같다.

 하기야 뭐 용어야 아무렴 어떨까? 어차피 명칭이야 엿장수 마음대로다. 그러나 그 명칭에서 노골적으로 풍기는 정치적 의도, 스스로 G20 개최를 업적화하려는 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손발이 오그라들게' 한다. 그는 진정 시장 대통령이다. 우격다짐으로 청년 문화를 규정짓고 우격다짐으로 기성 세대 입맞에 짜맞추려는 태도. 그렇다. 시장에서는 목소리 큰놈과 잘 우기는 놈이 이기는 법이다.

 학문은 언제나 현상 뒤에서 그것을 연구해왔다. X세대나 N세대는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하나의 경향을 조심스럽게 정리한 단어이다. 그런면에서 새로운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에는 소위 '먹물'들의 작명센스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번 G20세대, P세대는 '먹물'들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정치적 협잡의 스멜만 날 뿐이다. 좀 더 세련된 정치는 바랄 수는 없는걸까? G20세대라는 주술적 단어를 중얼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학력이 배움의 척도는 아니라는 것을 새삼 확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