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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Brave Heart (감독 : 멜 깁슨, 주연 : 멜 깁슨)


  연출과 주연을 멜 깁슨 혼자 다 해먹는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우리가 흔히 영국이라고 알고 있는 나라는 크게 앵글로 색슨족이 건국하여 수도를 런던으로 하는 잉글랜드와, 앵글로 색슨족에게 쫓겨 북부에 자리 잡아 수도를 에딘버러로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역시 켈트족이었으나 잉글랜드 남서부로 쫓겨난 웨일즈, 그리고 아일랜드가 있다. 한마디로 앵글로 색슨족이라는 굴러온 돌이 본래 그곳에 살고 있었던 켈트족을 아작을 내면서 영국은 크게 4개의 왕국으로 분열된다.

  그러다가 13세기 스코틀랜드의 왕이 후계자 없이 죽은 것을 기회로 통일 영국을 만들고자 했던 에드워드 1세, 일명 '꺽다리'라고 불리는 롱생크는 웨일즈를 합병하고 스코틀랜드조차 굴복시키려 한다.

  그러나 우리의 켈트인은 성질 하나는 끝내주는 민족이었던 것이다. 일명 하이랜더(High Lander, 즉 고지대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 냥반들은 검신만 2m에 달하는 대검과 백파이프, 킬트라고 하는 특유의 남성 치마를 두르고 계속적으로 저항 운동을 폈으며 이 시발점이 '윌리엄 윌레스'라고 하는 중급 계급 출신의 저항 세력 지도자를 필두로 독립을 쟁취하려고 했다. 

  그렇다. 이야기는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이다. 실제로 윌리엄 월레스가 잉글랜드군을 대파한 '스털링 전투'의 현장에는 이 기사 윌리엄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그는 아무래도 정치나 외교는 못 배워먹은 평민인 탓인지 교섭이나 협상 수완은 영 아니었던 것 같다. 후방에서 우왕좌왕하는 귀족 세력을 설득하지 못하고 잉글랜드 왕의 지속적인 외교 공세와 군사 압박에서 그는 양쪽 세력에 끼여 그 생을 마감하고 만다. 

  영화에서는 프랑스에서 시집 온 공주 이사벨라(소피 마르소)와 기사 윌리엄의 썸씽을 그려내고 있으나 실제로 그랬는 지는 알길이 없다. 다만, 윌리엄이 저항군을 잃고 프랑스에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과 무능한 에드워드 2세를 프랑스 군으로 몰아내고 자기 자식을 영국 왕으로 만든 이사벨라 왕비는 에드워드 1세와 2세를 물 먹였다는 점에서 어떤 공통점이 있다면 있을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것은 영화상 극적인 연출일 뿐이라고 생각을 한다. 

 브레이브 하트에서 그려내듯 영국은 좀 특이한 나라다. 물론 지금도 영연방국가들은 대부분 과거 영국의 직간접 지배를 받던 나라-실제로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거다. 과거 식민 통치 시절에 이 말은 문학적인 표현이 아니였다-인 만큼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라 미국처럼 연방 국가 성격인 것은 맞으나 지금도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엄연히 그들 자신을 잉글랜드와 구분하고 있다. 오죽하면 영국 땅에,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외치던 투사의 동상을 세워놨겠냐는 거다.  

 어쨋거나, 브레이브 하트를 보면 퍼런 물감으로 얼굴에 색칠 공부를 하고 무지막지한 큰 칼(크레이모어)을 차고 치마를 펄럭이는 하이랜더들의 위용은 볼 만 하다. 전투 중에 맨 궁둥이를 내놓고 적의 약을 올리다가 거기에 화살을 맞는 헤프닝은 그렇다고 치자.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등에 박힌 화살을 뽑아주려는 아들을 아프다고 패고, 친구끼리 유혈 사태가 날 때까지 서로 돌팔매질을 하는 등 터프한 겔트인의 정다운(?) 모습도 이민족적이며 호탕한 맛이 있다.
 
 그런데 죽을지언정 패배를 모르던 켈트족의 한 사람으로서 영화 속 멜 깁슨이 마지막에 외친 단어는 '프리덤Freedom'이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실소하고 말았다. 멜 깁슨이 본래 정치적 의식은 그다지 없었는지 아니면 미국인인 그의 사상적 한계를 드러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각주:1] 사실 13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멜 깁슨 아저씨가 외친 '자유'는 이후 18세기 자유주의자들이 그들에게 가져다주었다. 그 결과로 많은 스코틀랜드인들이 집도 절도 몽땅 잃고 싸구려 임노동자로 팔려나가게 된다.[각주:2] 물론 중세 시대에 말하던 '자유민'의 전통과 근현대에서 말하는 '자유'의 전통은 사뭇 다르지만[각주:3], 어쨋거나 켈트인이 산업 혁명 이후로 거지꼴을 못면하는 것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멜 깁슨의 마지막 단발마는 코메디에 가까웠다.
 
  감독 멜 깁슨에 '아멘', 그러나 스코틀랜드의 독립사를 영화화하면서 켈트인적인 감수성과 낭만은 충분히 즐길 거리가 된다.

  1. http://generis.co.kr/script/powerEditor/pages/%EC%9A%B0%EB%A6%AC%20%EB%82%98%EB%9D%BC%20%EC%96%B4%EB%B2%95%EC%97%90%EC%84%9C%20%ED%94%84%EB%A6%AC%EB%8D%A4(Freedom)%EA%B3%BC%20%EB%A6%AC%EB%B2%8C%ED%8B%B0(Liberty)%EB%A5%BC%20%EA%B5%AC%EB%B6%84%ED%95%A0%20%EC%9E%AC%EA%B0%84%EC%9D%80%20%EC%97%86%EB%8B%A4.%20%EC%8B%A4%EC%A0%9C%EB%A1%9C,%20%EC%99%B8%EA%B5%AD%EC%9D%B8%EB%93%A4%EC%97%90%EA%B2%8C%20%EC%9D%B4%EB%93%A4%EC%9D%98%20%EC%B0%A8%EC%9D%B4%EB%A5%BC%20%EB%AC%BC%EC%96%B4%EB%8F%84%20%EB%A7%88%EC%B0%AC%EA%B0%80%EC%A7%80%EC%9D%BC%20%EA%B2%83%EC%9D%B4%EB%8B%A4.%20%EA%B7%B8%EB%9F%AC%EB%82%98%20%EC%97%84%EB%B0%80%ED%9E%88%20%EA%B7%B8%EB%93%A4%EC%9D%80%20%EC%9D%B4%20%EC%B0%A8%EC%9D%B4%EB%A5%BC%20%EB%AA%85%ED%99%95%ED%95%98%EA%B2%8C%20%EC%84%A4%EB%AA%85%ED%95%98%EC%A7%80%20%EB%AA%BB%ED%95%A0%20%EB%BF%90%EC%9D%B4%EC%A7%80,%20%EC%9D%B4%20%EB%A7%90%EC%9D%98%20%EC%82%AC%EC%9A%A9%20%EB%B0%A9%EB%B2%95%EC%9D%80%20%EB%AA%A8%ED%98%B8%ED%95%98%EA%B2%8C%EB%82%98%EB%A7%88%20%EA%B5%AC%EB%B6%84%20%EA%B0%80%EB%8A%A5%ED%95%98%EB%8B%A4.%20%EC%98%88%EC%BB%A8%EB%8C%80,%20%EC%96%B4%EB%96%A0%ED%95%9C%20%EC%96%B5%EC%95%95%EC%9D%B4%EB%82%98%20%ED%8F%AD%EB%A0%A5%EC%9C%BC%EB%A1%9C%EB%B6%80%ED%84%B0%20%EC%9E%90%EC%9C%A0%EB%8A%94%20'liberty'%EB%9D%BC%EA%B3%A0%20%EC%93%B0%EB%8A%94%20%EA%B2%8C%20%EC%A0%81%EB%8B%B9%ED%95%98%EB%A9%B0%20%EC%9D%B4%EC%97%90%20%EB%8C%80%ED%95%9C%20%EB%B2%88%EC%97%AD%EC%9C%BC%EB%A1%9C%EB%8A%94%20'%ED%95%B4%EB%B0%A9'%EC%9D%B4%20%EB%8D%94%20%EC%96%B4%EC%9A%B8%EB%A6%B0%EB%8B%A4.%20%EA%B7%B8%EB%9F%AC%EB%82%98%20'freedom'%EC%9D%80%20%EC%9D%B4%EC%97%90%20%EB%B9%84%ED%95%98%EC%97%AC%EB%8A%94%20%EB%8D%94%EC%9A%B1%20%EC%9B%90%EB%A6%AC%EC%A0%81%20%ED%91%9C%ED%98%84%EC%97%90%20%EA%B0%80%EA%B9%9D%EB%8B%A4.%20%EC%9D%B8%EA%B0%84%EC%9D%B4%20%ED%83%9C%EC%96%B4%EB%82%98%EB%A9%B4%EC%84%9C%20%EB%A7%88%EC%9D%8C%EC%9D%B4%20%EA%B0%80%EB%8A%94%20%EB%8D%B0%EB%A1%9C%20%ED%95%A0%20%EC%88%98%20%EC%9E%88%EB%8A%94%20%EA%B6%8C%EB%A6%AC%EB%A5%BC%20%EB%A7%90%ED%95%9C%EB%8B%A4.%20'libery'%EA%B0%80%20%EB%8C%80%EB%A6%BD%EC%A0%81%EC%9D%B8%20%EC%96%B4%EB%96%A4%20%EC%A0%9C%EC%95%BD%EC%9D%84%20%EC%97%BC%EB%91%90%EC%97%90%20%EB%91%94%EB%8B%A4%EB%A9%B4,%20'freedom'%EC%9D%80%20%EA%B7%B8%EC%97%90%20%EB%B9%84%ED%95%98%EC%97%AC%20%EC%9D%B8%EA%B0%84%20%EC%9D%98%EC%A7%80%EC%97%90%20%EB%8C%80%ED%95%9C%20%EB%8D%94%20%EC%84%A0%EC%B2%9C%EC%A0%81%EC%9D%B4%EB%A9%B0%20%EC%9B%90%EB%A6%AC%EC%A0%81%EC%9D%B8%20%ED%91%9C%ED%98%84%EC%9D%B4%EB%8B%A4. [본문으로]
  2. http://generis.co.kr/script/powerEditor/pages/18%EC%84%B8%EA%B8%B0%EC%97%90%20%EC%8A%A4%EC%BD%94%ED%8B%80%EB%9E%9C%EB%93%9C%EB%A5%BC%20%ED%95%A9%EB%B3%91%ED%95%9C%20%EC%9D%B4%ED%9B%84,%20%EC%82%B0%EC%97%85%20%ED%98%81%EB%AA%85%EC%9D%98%20%EC%97%AC%ED%8C%8C%EB%A1%9C,%20%EC%98%81%EA%B5%AD%EC%9D%98%20'%EC%9E%90%EC%9C%A0%EC%A3%BC%EC%9D%98%EC%9E%90'%EB%93%A4%EC%9D%80%20%EC%8A%A4%EC%BD%94%ED%8B%80%EB%9E%9C%EB%93%9C%EC%9D%98%20%ED%95%98%EC%9D%B4%EB%9E%9C%EB%93%9C,%20%EC%A6%89%20%EB%B6%81%EB%B6%80%EC%9D%98%20%EA%B3%A0%EC%A7%80%EB%8C%80%EB%A5%BC%20%EA%B7%80%EC%A1%B1%EC%9D%B4%EB%82%98%20%EA%B3%A0%EA%B8%89%20%EA%B3%84%EC%B8%B5%EC%9D%98%20%EC%82%AC%EB%83%A5%ED%84%B0%EB%A1%9C%20%EB%A7%8C%EB%93%A4%EC%96%B4%EC%84%9C-%EB%A0%88%EC%A0%80%20%EC%8A%A4%ED%8F%AC%EC%B8%A0%EC%9D%98%20%EC%9D%BC%ED%99%98%EC%9C%BC%EB%A1%9C-%20%EA%B7%B8%20%EC%A7%80%EC%97%AD%EC%9D%98%20%EB%86%8D%EB%AF%BC%EB%93%A4%EC%9D%84%20%EC%AB%93%EC%95%84%EB%83%88%EB%8B%A4.%20%EC%9D%B4%ED%9B%84,%20%EC%9D%B4%20%ED%95%98%EC%9D%B4%EB%9E%9C%EB%8D%94%EB%93%A4%EC%9D%80%20%EB%A8%B9%EA%B3%A0%20%EC%82%B4%EA%B8%B0%20%EC%9C%84%ED%95%B4%20%EC%96%B4%EC%A9%94%20%EC%88%98%20%EC%97%86%EC%9D%B4%20%EC%9E%90%EC%8B%A0%EC%9D%98%20%EB%86%8D%EC%A7%80%EB%A5%BC%20%EB%96%A0%EB%82%98%20%EC%82%B0%EC%97%85%20%EB%85%B8%EB%8F%99%EC%9E%90%20%EA%B3%84%EC%B8%B5%EC%9C%BC%EB%A1%9C%20%ED%95%A9%EB%A5%98%ED%95%98%EA%B2%8C%20%EB%90%9C%EB%8B%A4.%20%EC%9E%90%EC%84%B8%ED%95%9C%20%EC%9D%B4%EC%95%BC%EA%B8%B0%EB%8A%94%20%EB%A7%91%EC%8A%A4%20%EC%9E%90%EB%B3%B8%EB%A1%A0%201-3%EC%9D%84%20%EC%9D%BD%EC%96%B4%EB%B3%B4%EB%9D%BC. [본문으로]
  3. http://generis.co.kr/script/powerEditor/pages/%EA%B3%A0%EB%8C%80%EC%99%80%20%EC%A4%91%EC%84%B8%EA%B9%8C%EC%A7%80%EB%A7%8C%20%ED%95%B4%EB%8F%84%20%EC%9E%90%EC%9C%A0%EB%AF%BC%EC%9D%80%20%EB%86%8D%EB%85%B8,%20%EB%85%B8%EC%98%88%20%EB%93%B1%20%EA%B7%80%EC%A1%B1%EC%97%90%EA%B2%8C%20%EA%B7%80%EC%86%8D%EB%90%98%EC%A7%80%20%EC%95%8A%EC%9D%80%20%EB%B3%B4%ED%86%B5%EC%9D%98%20%EC%9E%90%EC%9C%A0%20%EC%86%8C%EC%9E%91%EB%86%8D%EB%AF%BC%EC%9D%84%20%EC%9D%98%EB%AF%B8%20%ED%96%88%EB%8B%A4.%20%20%EA%B7%B8%EB%9F%AC%EB%82%98%20%EA%B7%BC%ED%98%84%EB%8C%80%EC%97%90%EC%84%9C%20%EC%A3%BC%EB%A1%9C%20%EC%9E%90%EC%9C%A0%EC%9D%98%20%EA%B0%9C%EB%85%90%EC%9D%80%20%EA%B3%BC%EA%B1%B0%EC%9D%98%20%EC%9E%90%EC%9C%A0%EB%AF%BC%EC%9D%84%20%EB%9C%BB%ED%95%98%EB%8A%94%20%EA%B2%83%EC%9D%B4%20%EC%95%84%EB%8B%88%EB%9D%BC%20%EB%B2%94%EC%9D%B8%EB%A5%98%EC%A0%81%EC%9D%B8%20%EA%B6%8C%EB%A6%AC%EC%9D%B4%EB%A9%B0,%20%ED%95%9C%ED%8E%B8%EC%9C%BC%EB%A1%9C%20%EC%8B%9C%EC%9E%A5%EC%97%90%EC%84%9C%20%EB%AA%A8%EB%91%90%EA%B0%80%20%EC%9E%90%EC%9C%A0%EB%A1%9C%EC%9D%B4%20%EC%83%81%ED%92%88%EC%9D%84%20%EC%82%AC%EA%B3%A0%20%ED%8C%94%20%EC%88%98%20%EC%9E%88%EB%8B%A4%EB%8A%94%20%EA%B2%83%EC%9D%84%20%EB%A7%90%ED%95%9C%EB%8B%A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