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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글 잘 쓰는 교실이 미심쩍은 이유


영화 <타짜> 중



글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교실이라는 게 있다. 돈 내고 배우는 건가? 참견하자면 내 생각에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가르침이 있다. 하나는 잘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못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어떠한 기술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가 일률적이어서 명백하게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레프트 스트레이트의 자세라든가 연필을 쥐는 법, 수학문제 푸는 법 따위 말이다. 이런 것들은 틀리지 않는 법은 물론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 알려줄 수 있다.


반면 어떤 기술은 틀린 것을 짚어줄 수는 있지만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가 정답인지 모르것이 있다. 이것은 순전히 스타일의 문제다. 스타일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못 쓴 글을 지적해줄 수는 있지만, 어떻게 써야 한다는 답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스타일을 가꾸어 나가면서 더 좋은 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다름만 있을 뿐 옳고 그름이 아니다. (귀여니를 보라.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전통적인 문체를 따르지 않는다고 비웃는데, 그 살마들이 생각하는 문학이란 딱 그 수준에 갖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구 코치가 축구선수보다 축구를 잘할 필요는 없다. 코칭은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이론과 경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가르침은 틀린 것을 짚어주거나 선수의 스타일을 잘 가꾸어주는 것이지 축구 자체를 잘 하도록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범근 아들 차두리도 차범근처럼 축구를 못한다. 차범근이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럴까? 아니, 기술이라면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쳐줄 수 있지만 스타일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스타일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절대적인 잣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글을 쓰는 것도 다르지 않다. 글을 아에 써보지 못한 사람에게 맞춤법이나 논리적으로 문단을 구성하는 법, 또는 공문서 같은 서류 작성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면 혹 모르겠지만, 글쓰기 교실에서 몇 달을 가르친다고 해서 맛 없는 글이 맛 있는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타일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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