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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1월 넷째주 페이스북 드립 모음

1.

극단과 온건이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정서의 문제라면, 이것도 유행이라면 문제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양극으로 후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1.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주관주의로 함몰될 경우 극단주의자와 온건주의자는 그저 감상의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자라는 말을 비하하듯 쓸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유행의 문제라면 입장의 온건함이란 사실 극단적인 입장에 비해 전혀 온건하지 않다. 그것은 또 하나의 극단이다.


2. 

후지 x100s 리뷰


후지 x100s(이하 엑백스) 사용이 두 달이 되어간다. 전반적으로 사진 품질은 만족스럽다. 인쇄용으로 써도 충분할만한 해상도도 좋고 발색도 훌륭하다.


다만 최대개방조리개값인 2.0f에서 접사모드를 진행할 경우 빛의 번짐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정도면 '소프트'해지는게 아니라 거의 빛이 산란하는 수준에 가깝다. 발색도 맛이 간다. 조도가 높을 때는 크게 상관없는데, 실내이거나 형광등 불빛처럼 광량이 적을 때 소프트 현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


결론은 이거다.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후지형님들 ㅠㅠ



보아라, 황홀하게 날아간 색수차를



3.

내가 얼마나 가까운 것에 무심한지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호모 하빌리스란 말이 무색하게도 나는 이제껏 손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거니와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손바닥 명칭을 검색하니까 왠 손금에 관련된 것만 주르륵 나오고, 그 다음은 손 안쪽에 뼈다구들 명칭만 나온다. 눈으로 보이는 손바닥의 각 부위를 뭐라고 부르는지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위대한 구글에서조차.





한낱 손금 이론보다 못한 손바닥의 각 부분들아. 너희들은 이름도 없이 손뼉을 치고 주먹을 펴서 다시 손뼉을 치고 주먹을 쥐는 구나. 


3-1. 

위대하신 여친님이 말씀하시길 뼈는 엄지허리뼈, 근육은 엄지맞섬근 = 무지대립근이라고 한다더라. 하지만 정작 그 부분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4.

지금 내가 타고 가는 택시의 기사님은 착실히 회사생활을 하다가 마흔 후반이나 쉰 초반쯤에 일찌감치 명퇴를 하고 택시회사에 취직한 거 같은 인상이다. 닌자거북처럼 동그란 두상을 더 동고랗게 보이게 하는 벙거지를 썼다. 심야운전의 정수는 난폭운전과 과속임을 몸소 보여주셨다. 나는 음악은 디스코와 로큰롤을 틀어야 총알택시의 가오가 산다는 것을 깨달았다.


5.

달이면 달마다 돌아오는 교정타임


많은 사람들(심지어 글을 다루는 기자들, 편집인조차)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수치와 금액 단위 사이의 띄어쓰기를 틀리는 것이다. 만원은 '버스가 만원이다'라고 쓸 때 사용하는 것이고, 금액으로서는 만 원이라고 띄어야 맞다. 이거 알면서도 자주 틀린다. 하지만 나도 틀리고 세상이 모두 틀려도 만 원은 만 원이지, 만원이 될 수 없다. 젠장...


6.

제목:MT의 추억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마저 쉬고

하나 둘 셋 넷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야 이 시발놈아

개색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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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라는 것은 단지 노래를 부르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즐겁게 하라는 뜻이다.



7.

여친님께 웃음을 선사하려고 살짝 몸개그를 했다. 깔깔이를 입고 초난강 흉내를 냈는데, 여친님이 정색하면서 그런거 하면 진짜 모질라보여서 속상하단다. 내가 하려는건 개그 콘서트였는데 순식간에 인생극장 주인공이 되버렸다.



8.

내가 생각하기에 꼰대란 남더러 틀렸다고 말한는 무리들이 아니라 더이상 알기를 원하지 않는 무리다. 남에게 지적질하는 것은 꼰대질의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9.

모처럼 반가운 등기가 왔다. 평소 내 이름으로 오는 등기라고는 빌어먹게도 12개월 할부금과 악랄하게 뜯어가는 수수료가 적힌 명세서가 전부였음을 감안하자.(그런데 정말 진짜 할부 수수료가 12개월에 12만원이라니, 진실 말하노니 화가 있을지어다. 구약시대였다면 불로 태워다가 번제를 올릴만한 죄목이 아닌가.)


경위인즉 이렇다. 며칠전 붕가붕가레코드에서 일인용음악 이벤트를 페북에서 했었고, 나는 응모했다. 일인용음악이라는 타이틀에서 풍기는 배타적인 아우라가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수년간 독수공방하면서 음악으로 외로움을 근근히 버텨냈던 느낌 아니까. 그리고 오늘 이게 회사에 딱, 하고 나타났다.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