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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Doragraphycs/자전거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자전거의 속사정-자율안전확인제도와 KC마크


대체 자율안전인증이 뭐시당가




  최근에 롯데마트는 판매 중이던 ‘통큰 자전거’를 전량 회수했다. 이유인즉슨 자율안전인증을 거치지 않고 허위 인증 표시를 해 판매를 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 사실을 자사의 홈페이지와 전국의 각 매장에 고지하고 8500여대를 환불해주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안전검사확인제도와 KC마크

 비단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생활자전거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를 미부착한 자전거를 판매하는 사례는 보이지 않는 병폐와 같이 존속되어 왔다. 이러한 이유에는 수입 혹 제조사의 의도적인 검사회피부터 불법적 유통망, 또는 판매자의 부주의나 중요성 결여 등 다양하다. 그러나 KC마크 부착과 더불어 안전검사제도는 간과할 만큼 사소한 절차가 아니다. 유럽규격(Europaische Norm, 이하 EN)을 통과한 고가의 레이싱 자전거일지라도 국내에서 시판하기 위해서는 자율안전확인 제도를 거쳐야 한다. 이 제도는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가진 제품이라도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자율안전확인을 받은 제품은 자율안전확인표시인 KC마크가 부착되는데, 만약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은 자전거가 있다면 해당 모델은 일체 회수하는 등 강경한 행정조치를 취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7월 1일부터 자율안전확인검사 대상품목이 확대될 예정어서 업계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율안전확인 제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따르면 자율안전확인 제도란 “공인시험·검사기관에서 당해 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스스로 확인받은 후 동 시험·검사성적서를 첨부하여 신고하고 제조(수입)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자전거 수입업체, 혹은 제조업체는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공인된 검사기관에서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한 적법한 안전기준테스트를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체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신고를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자율안전확인이라고 부른다. 해당 안전기준에 통과한 제품에는 KC마크가 부착된다. KC마크는 안전확인이 끝난 다양한 제품군에 일괄적으로 부착되는 통합인증마크를 말한다.



자율안전인증검사 절차



자전거 안전 검사의 변화

 국내에서 자전거 및 자전거 물품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공인기관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그것이다. 그중 KCL는 이륜 자전거는 물론이거니와 건설, 화학, 환경, 완구 등 공산품의 여러 산업분야의 시험·검사·인증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카약과 카누과 같은 목재 선박 설계 및 건조법 전수와 중소기업 기술이전 등 공공이익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바이크는 자전거 안전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묻기 위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을 찾아갔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송재빈 원장은 “근래에 안전검사기준이 대폭 변화하였다.”라고 운을 뗐다. 먼저, “자전거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단순히 노면의 상태에 따른 내구성만을 시험하던 진동시험 외에 격렬한 페달링에 프레임이 버틸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비틀림 시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프레임에 약간의 변형이 있어도 새로운 모델로 신청을 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재질만 동일하다면 다이아몬드 프레임과 그 밖의 형태 프레임으로 단순 분류하여 비슷한 형태의 제품들은 동일 모델로 간주하여 제품검사를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그 밖의 변화도 있다. 먼저 유사산악자전거라는 분류가 일반자전거로 흡수되었다. 이는 산악을 달릴 수 없는 유사산악자전거가 산악자전거와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이륜자전거의 안전기준이 EN규격에 부합화한 이유에 대해 송 원장은 “예전에 있던 KS규격이 있던 때 비정상적인 유통망을 이용하여 저급의 자전거라 횡행하고 있어 일신(一新)할 필요가 있었다.”며, “당시에 일본산업규격(JIS)을 그대로 차용한 탓에 우측통행을 하는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예로 핸들바 좌측에 위치했던 뒷브레이크 레버가 우측으로 바뀌었음을 들었다.


 대신 규제로 일변하던 검사규격을 보다 완화했다고 한다. 송재빈 원장은 “안전모만 하더라도 8개의 시료가 필요했으나, 현재는 그 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의 부담은 커지고, 산업발달에 저해할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불필요한 규제가 많으면 그만큼 시료를 제공하는 사업체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송재빈 원장은 국산 자전거 개발과 발전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자전거 산업의 경쟁력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지금 나와 있는 카본 벨트나 무단 변속기처럼 기존의 구동계 시스템을 대체할만한 실효성 있는 아이템이 나오면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은 금세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 자전거 산업발달의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orea Certification)

 KC마크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운용하는 통합인증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각 부문의 인증제도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국제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신력 있는 시험기관의 검사를 거쳐 각 제품에 KC마크를 교부한다. 안전·품질표시 대상 공산품들은 판매를 하기 전에 식별하기 쉬운 위치에 KC마크를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만약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할 경우 해당 제품은 전량 회수, 파기되며 품질 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의거하여 3,000만 원의 벌금이나 3년 이하의 징역, KC마크를 임의로 변경할 경우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자율안전확인검사에서 변경된 점

-페달력 피로 시험 추가

-다이아몬드형과 그 밖의 형, 두 가지 형태로 검사대상 통합

-유사산악자전거 분류대상에서 제외, 일반자전거로 통폐합

-리어 브레이크 레버를 핸들바 오른쪽에 두도록 변경

-석면으로 만든 부품 판매 금지, 해당 자전거는 전량 회수/폐기

-안전모 턱끈 내구력 시험 추가

-8개의 시료가 필요했던 안전모 검사를 4개로 줄임



프레임 안전검사의 분류와 내용

 자전거와 관련하여서 KCL에서는 주로 프레임과 안전모(헬멧)를 테스트하고 있다. 완성차는 일반자전거, 산악자전거, 아동용 자전거, 전기자전거로 나뉜다. 자전거의 용도에 따라 정도는 달라지지만 각 프레임은 프레임 수직 피로시험기, 페달링 피로 시험기, 프레임 수평 피로 시험기를 거쳐 내구력을 테스트해야 한다. 안전검사 샘플로 지정된 프레임은 위의 세 시험기를 모두 거쳐서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KC마크를 획득할 수 있다.



프레임 수직 피로 시험기

 먼저 프레임 수직 피로 시험기는 진동테스트라고도 불리는데, 프레임을 고정시킨 후 시트튜브와 연결된 강철봉에 지속적으로 수직하중을 줌으로써 내구성을 시험한다. 압력빈도는 1/3초, 즉 1초당 세 번, 1200N(1200/9.81=약 122kg)의 힘으로 50,000번에 도달할 때까지 시트튜브를 내리누른다.




페달력 피로 시험기

 프레임의 비틀림을 측정하는 테스트이다. BB쉘에 부하를 주는 장치를 달고 좌우로 번갈아가면서 하중을 주는 시험이다. 부하의 크기는 일반자전거에는 1000N을, 산악자전거에는 1200N의 힘을 가한다. 각 프레임은 왕복 1/3초의 빈도로 100,000번 동안 충격을 견뎌내야만 페달력 피로시험기를 통과할 수 있다.




프레임 수평 피로 시험기

 프레임을 고정한 채, 헤드튜브와 프레임 연결부에 가해지는 힘에 얼마만큼 견디어낼 수 있는가를 시험한다. 헤드튜브에 삽입된 시험용 포크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헤드튜브와 프레임의 다운튜브와 탑튜브의 이음새에 스트레스를 준다. 포크를 잡아당길 때 힘은 1200N이고, 밀 때 가해지는 힘은 600N이다. 부하빈도는 왕복 1/3초로 50,000번에 도달할 때까지 시험한다.




이흔수 선임 연구원과의 Q&A


EN규격과 자율안전확인 검사규격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거의 비슷하나 세세한 부분이 다르다. 예컨대 EN에서는 크랭크를 회전시키거나 핸들을 돌려 내구성을 측정하는 시험이 있지만 자율안전확인 검사규격에는 없다.


이미 EN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굳이 시험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EN규격을 통과한 제품은 자율안전검사 검사규격에 역시 통과할 것이라 예측할 수는 있다. 하지만 KC마크 부착은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EN규격을 통과한 제품도 국내에서는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EN인증마크가 KC마크에 준하려면 국가 간 인증협의가 있어야 하나, 현재 그러한 협의는 없다.


검사는 받는 프레임이 시험에 통과하는 확률은 얼마 정도인가?

처음 자율안전확인 제도를 시행할 때보다는 상당히 높아졌다. 과거에는 약 70~80%정도의 프레임이 통과했으나 현재는 90%에 육박하고 있다.


임의로 뽑은 샘플이 아니라 신청 사업자가 보내준 샘플을 시험한다. 문제점은 없나?

내구성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신청업체가 보내는 샘플만 무겁고 튼튼하게 만드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것을 막기 위해 기술표준원에서는 매년 안전성 조사를 한다. 이 조사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임의로 가져와서 검사를 한다. 만약 이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전량 회수된다.


완성차가 아니라 프레임만 수입해서 판매하는 경우 자율안전확인 검사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들여온 부품을 조립해서 판매하면 안전검사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 개인이 부품을 구매해서 조립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입회사나 자전거매장에서 자전거를 조립하여 판매할 경우 자율안전확인 검사대상이 된다. KC마크를 미부착한 이륜자전거를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본 기사는 월간 <더바이크> 6월호(2013)에 게재되었습니다.

**원본에서 문제가 되었던 내용을 수정, 정정하였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