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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진영논리자는 환원주의자인가

조선일보 내부 칼럼인 [기자의 시각] 낙서만도 못한 트윗 한 줄이라는 글을 중심으로.


 공씨가 좋아한다는 위화는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더 멀리 전달된다'고 했다. 빛의 속도로 글이 전파되는 세상에서 그 '목소리'가 사실만을 담기를 바란다면 순박한 것일까. 그렇다면 사실에서 거짓을 골라내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






 이 기사를 보고 국민 TV의 국장 김용민 씨는 "조선일보가 기자들 뒷담화 장소가 되었다"라고 평했다. 내가 흠모하는 ㅍㅍㅅㅅ의 발행인 이수령님은 이 뉴스를 '병신들의 나와바리 싸움'이라고 일축했다.(추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길, 그는 조선 일보의 기자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닌, 채 총장에 대해 황색 언론질을 일삼는 조선일보가 한편으로 루머의 악질성을 경고하는 칼럼을 내는 이중성을 탓한 것이라고 말했다.)


 탐탁잖다. 한쪽은 수구언론의 대표라고 하는 조선일보의 기자이고, 다른 한쪽은 진보적인 발언을 자주하는 오피니언 리더 중 하나이다. 결국 이 게임은 좌우의 논리로 격돌될 여지가 있었다. 더군다나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트윗에 '무려 조선일보 기자씩이나 된다'면서 꼬집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공작가가 말한 '조선일보 기자'는 사실판단이 아니라 가치판단일 공산이 크다. '명불허전 조선일보'의 기자니까 이런 되먹지 못한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여기에 휘말린 기자 역시 조선일보에 소속되어 있고, 자신이 소속한 회사에 적대적인 공 작가에게 우호적일 리가 없다. 하지만 그녀의 글은 최대한 진영의 논리를 걷어낸 채 트윗에서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분노 컨텐츠가 얼마나 빨리 소비되는가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공 작가에게 정정요구를 관철시켰음에도 끝내 공 작가를 지면 위에 올려 쿠사리를 주는 것은 공 작가의 숱한 리트윗 속에 온갖 소리를 다들었을 기자의 입장에서는 나름 점잖고 입바른 훈계였다.


 공 작가가 그녀가 '조선일보 기자'라는 낙인을 찍어 헛발질을 가중시킨 것을 제외하면, 사실 여기에 진영논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것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 생긴 명예에 대한 사건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위 진보진영이 갖고 있는 조선일보에 대한 가치판단은 유효해보인다. 그들의 시각에서 이 사건은 조선일보와 공 작가의 싸움으로 교정된다. 이제 그들은 진영논리와 하등 상관없는 이 일에, 마치 추어탕에 재피가루를 타듯 진영논리를 첨가한다. 그 사람들 식성이야 원래 그렇다고는 알고 있지만. 같은 뉴스를 퍼먹은 나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랬군요. 트위터에 그런 마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