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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9월 넷째주 페북 드립 모음

1. 쌔가 빠지게 교정/교열을 하다보면 어느덧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의 형태만 보이는 때가 있다. 예전 어느 만화에서 보면 공부 못하는 애의 오른쪽 귀에 글자가 들어가면 왼쪽 귀에서 도로 빠져나오는 것과 같은데, 그 공부 못하는 녀석과 나와 다른 점은 내 귀에서 나오는 문장은 적어도 띄어쓰기나 탈오자는 교정된다는 것이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머릿속에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것도 잘 분간이 안될 때도 있다. 난독 아닌 난독, 속독 아닌 속독. 이거 직업병일까.


더바이크 10월 마감을 끝내고




2. 언젠가 누군가의 자전거 빵꾸를 떼워준 적이 있다. 펑크패치킷에 들어있던 본드가 말라서 급한 김에 순간강력접착제를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자전거 빵꾸 떼울 때, 순간강력접착제를 써도 무방하더라. 아니, 더 빨리 말라서 수리가 더 빠르다. 물론 튜브가 경화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내가 경험한 바가 일반적인 케이스가 될 수는 없지만, 현재 300km가 넘게 주행 중인데 큰 사고는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튜브 빵꾸 떼워 쓰는 사람이 뭘 그런 것까지...바람만 안 새면 되지.



3. 여대 안에 있는 까페에 왔다. 옷 입고 여탕 온 기분이다. 미스에이 닮은 어린애들이 지나간다. 다음은 안경잡이 미소녀가, 고급차 딜러 같이 옷을 입은 아가씨가 지나간다. 고2 시절 짝사랑하던 미대생 닮은 여자아이도 보이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꼬마도 있다. 핫팬츠가 난무하고 주름치마가 살랑거리다 못해 폭풍이 칠 거 같다. 10평방미터 남짓 되는 까페에 남자라고는 까페 직원과 나, 이렇게 둘 뿐이다. 메조 소프라노의 수다와 소프라노의 웃음소리가 까페에 가득차서 음악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이것이다. 모든 남자가 꿈꾸던 남녀성비!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미래! 올레!!


 실은 이 압도적인 성비에 주눅이 들어서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다. 까페 내부를 찍고 싶지만 변태로 몰릴까봐 쑤구리 모드. 교내까페라 커피는 무척 싸다. 천 원. 더군다나 도피오로 달라고 했는데.



날 보던 여대생들도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뒷덜미가 스산해지네.




4.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같이 하던 블로그에서 12월 특집을 기획했다. 내가 작성한 기획은 12월 특선 av라는 주제로, 성탄절 관련 코스튬 플레이 av를 위주로 같았던 기억이 난다. 공동블로그가 망하고 거기 있던 컨텐츠가 아까워서 내가 쓴 것만 가져왔는데, 그게 여전히 이 맘때부터 이륙하는 민간항공기처럼 검색율이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12월 중순에는 정점을 찍기 시작한다. 벌써 3년 전 게시물이라 최근 트렌트에는 한참 떨어지지만, 당시 최고 크리스마스 특선 av는 츠보미 것이었다. 뭐냐고? 블로그 상단에 검색창이 있다.



5. 핸드폰 구매 보조금을 없앤다는 지디넷 기사를 보고


 가끔 정부의 정책이 의아할 때까지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근본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문제 를 일반화해서 쟁점을 제거하려 하는 경향 말이다. 가정해서 예를 들자면 공공화장실이 불결하다고 민원이 들어오면, 불결함을 방지할 근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화장실을 없애버린다. 무엇이 이 자들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일까.


 결국 휴대폰값 문제는 출고가를 낮출 것인지 말 것인지가 근본 문제다. 지원 정책에서 사기 다마를 씌운다던지, 일부 폰팔이들이 선심 쓰는 듯 지원금을 인질 삼아 출고가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사례는 그에 대한 파생이다. 


 여기에 대해 제조사의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시장 위축이라니. 휴대전화는 생활필수품이다. 비싼 데다가 60만 원 짜리 랩탑보다도 수명이 짧은 휴대폰을 울겨 겨자먹기로 비싸게 사는 소비자는 있어도, 휴대전화가 비싸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인터넷 집전화를 사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다.


 제조사는 시장위축을 이야기하지만 어차피 수요는 정해져 있으니 마진을 더 붙이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통신사와 제조사는 자신의 독과점 체제를 이용해 폭넓은 마진폭을 할인정책으로 융통하기 시작한다. 갤러시 S3를 17만 원에 사는 사람 때문에 70만 원에 산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주장의 근원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생각해보라. 모두가 70만 원에 갤럭시 S3를 사면 모두가 이익일까, 모두가 불이익일까? 확실한 것은 보조금을 전부 없앤다고 하더라도 비싼 출고가를 컨트롤할만한 마케팅은 음성적으로, 때로 변형되어서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어찌되었던 제조사와 통신사가 득을 보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쯤되면 정부는 통신을 전기와 수도와 같이 공공서비스로 인식해야 되지 않을까? 국유화는 바라지도 않고, 현행 독과점 체제를 효과적으로 누그러뜨리거나 적어도 그들이 과점을 함으로써 취할 수 있는 부당이익이 있는지를 엄중히 감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