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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9월 초 페북 드립 모음


1.

프레시안에 이런 기사가 떴다. 제목이 이렇다. 진중권, 김대호, '이석기는 발달장애라구요?' 


사건의 기원은 이석기의 RO조직 어쩌구에 대한 진중권 교수의 조롱에서 시작된다. 이석기의 철없는 혁명 프로젝트에 대해 진 교수는 '발달장애의 짓거리'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게 장애인 인권론자의 비위를 건드린 것이다. 장애의 한 종류인 발달장애를 빗대어 조롱함으로써 모든 발달장애자들을 능멸했다는 것이 기사 초반의 요지였다.


결국 이 기사의 중심 생각은 '발달장애자를 조롱의 언어로 쓰지 말자.', 대충 이런 내용이다. 다만 이석기와 장애비하발언을 엮는 재주가 신묘하다. 언어는 그 맥락과 룰에 따라 파악해야 한다. '발달장애'라는 말이 진짜 '발달장애자'들에게는 예민한 말인지 몰라도, 상대를 조롱하기 위해 쓴 그 단어는 진짜 장애인들이 아니라 '병신'을 애둘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언어의 뉘앙스는 대상과 발화자의 관계, 상황에 따라 바뀐다. 발달장애자에게 발달장애자라고 말하는 것과 멀쩡한 사람더러 발달장애라고 말하는 것과는 그 단어가 담고 있는 복잡미묘한 의미가 다르다. 현실에 있는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사정과 그 '발달장애'라는 말을 욕으로서 먹고 있는 사람의 사정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 칼럼 말대로 라면 우리가 인격감수성을 가지고 언어생활을 하면서 병신/정신지체아/지랄병/저능아 등 기타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들에 비유하는 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SNS는 개인을 매개로 공중으로 살포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사용하는 언어를 사적인 용도로 분류해야 하지 아니면 공적인 스피치로 분류해야 할지 애매하긴 하다. 그러나 하지만 욕을 하는 사람과 욕을 먹는 대상 사이에 주고 받는 어휘에 제3자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하나. 조금 갑갑한 이야기다. 



2.

엊그제 지하철을 탔는데 순진무구해보이는 여고생이 수다를 떨고 있다. 그중 한명이 안약을 집어넣으면서 친구에게 말한다.


"정은아."

"응?"

"나는 미국 하버드에 있는 안과를 가야겠어. 눈깔이 너무 아프다."


...그래 꼭 미국 하버드가서 눈치료받길 바랄게


3.

오월의 향기인줄만 알았는데

너 시월의 그리움이었어


언니네 이발관, <백년 동안의 진심> 가사 중에서


대학교 시절 언니네 이발관이 앨범을 선물 받았고, 그것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누군가의 슬픔이 거룩한 유산이 되어 남은 것이다. 사실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란 이렇게 감정의 퇴비를 썩히는 일이 아니겠는가. 


4.

B급 낭인님의 아티클을 읽고.

http://nomad-crime.tistory.com/162


현실은 냉혹하다. 때로 현실은 진심과 선의도 짓밟는다. 진군하는 쓰나미처럼, 고함을 터뜨리는 태풍처럼 어떤 현실 앞에서는 사람의 노력이 아예 무의미할 때가 있다. 


5.

아이폰5와 안드로이드 의 논쟁에 가세하려고 한다. 비록 무뇌한이지만.(오타 아니다) 아이폰5의 악세사리는 비싸다. 그리고 단말기 선택이 상당히 제한된다. 그에 비해 안드로이드의 단말기는 별의별 이상한 잡것들이 많다! 하지만 난 아이폰5를 쓰고 싶다...이것은 인지부조화....


5-1.

그렇다. 중요한 것은 안드로이드냐 IOS냐가 아니다.

사람들이 잊고 지내는 사실이 있다. 스마트폰을 쓰기 전 우리의 휴대전화의 수명은 2~3일이었다는 것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도 못간다. 아직도 이 모양이다. 휴대전화가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7면 퇴근한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배터리 개발 좀...


생각해보니까 배터리가 무지막지하게 길게 가면 이딴 논쟁은 끝날 것 같다. 운영체제야 익숙해지면 뭐가 더 나은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배터리가 오래가는 것은 누가봐도 우열을 가릴 수 있는거 아닌가.


5-2.

아이폰 vs 안드로이드폰에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보겠다. 여담이지만 나는 뉴스에 나오는 호갱의 가장 typical한 유저다. 전화판매에 속아 끝물인 갤놋 1을 90만 원에 샀다. 지금 할부가 2년 남았는데 아직도 할부금이 50만 원 남았다.


어제 꿈에서 그 커다란 핸드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앉았다 일어났는데 액정이 찌그려져 있었다. 울면서 손으로 다시 펴봤더니 알루미늄캔처럼 다시 액정이 펴지더라. 신께 감사하면서 다시 핸드폰을 켜보니 화면의 반이 나오지 않았다. 할부금 생각에 바꿀수도 없고 그냥 울다가 지쳐서 잠에 깼다. 꿈이라 다행이다...휴우..


결론: 아이폰을 써야 할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나라 폰팔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팔면서 나같이 순진무구한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사기근절을 위해서라도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다.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듀얼폴더에 만족하던 옛시절이 그리워서 생각난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