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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위악에 대하여


위악에 대한 국영방송의 참신한 개소리



위선이 역겹다고 위악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위선보다 더 타락한 사람이다. 위선적인 사람은 자신이 선이라고 착각하거나 최소한 선한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선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위악적인 사람은 위선으로 자신을 치장한 사람들을 혐오하면서, 동시에 완벽히 선한 인간에 도달할 수 없는 현실에 비관하면서 지나치리만치 악한 본성을 부각시킨다. 그들은 마음 속의 충동을 공공연히 드러냄으로써 선에 대한 불능을 자위한다. 이것은 선한 본성에 반대하는 허무주의적 태도다.


그러나 위선이나 위악이나 둘 다 똑같은 자기기만이다. 위선적인 사람이 본성에 대해 차라리 순진하게 생각한다면 위악적인 사람은 위선에 반동으로써 이중의 타락을 한다. 위악적인 사람은 위선적인 사람보다 비교적 이성적이지만 '솔직함'에 있어 그릇된 견해를 피력하고, 위선적인 사람보다 자신이 위에 있다는 삐뚤어진 자기애와 오만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현실에서 사람은 선과 악의 기로에서 갈팡질팡할 뿐이다. 자석의 남극과 북극처럼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하다. 따라서 전적인 선도 전적인 악도 없으며 그것은 오직 '어떤 행동은 선한 의도에 가깝다'라는 방향성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