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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 - 미드나이트 인 더 파리(Midnight in the Paris), 킬러들의 도시(In Bruges)





1. 미드나이트 인 더 파리, 우디 앨런 감독/오웬 윌슨 주연/ 2011


이 영화는 한 미국인 소설가가 우연한 계기로 파리의 20세기 초로 시간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1920년 파리는 예술가들의 집결지였고 정말 어마어마하 사람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계의 '사기케',문화밸런스 시망의 도시, 시티 오브 먼치킨이었던 1920년 파리를 여행하면서 주인공은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거트루드 스타인, 파블로 피카소, 살바토르 달리, 루이스 부뉴엘 등 당대의 예술/문화인을 만나 교류한다.



사진에서 보면 왼쪽이 루이스 부뉴엘, 오른쪽이 달리




1920년대의 여인 아드리아나와 주인공이 나누는 로맨스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살바토르 달리가 나오는 장면에서 혼자 박수를 치고 웃었다. 와 이분이 나올 줄이야. 영화에서는 귀엽게 미치셨더라구요. 좋아하는 작가가 이 안에 있다면 즐겁게 볼 만한 영화.


this is diss: 우디 앨런의 취향일까 아니면 상업성을 고려한 선택일지 모르겠지만, 당대의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나온 것치고는 지나치게 미국적이거나 미국에서 인기 있을 법한 예술가들만 나왔다는 것. 하긴 그 시대의 거장들을 모두 한 영화에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긴 하다. 1920년대 파리는 예술인들의 수도였다. 


또 하나, 시간을 거슬러 낭만적인 파리의 옛모습과 거장들의 삶을 재생하는 판타지가 즐겁긴 하지만 그 여파가 지나치게 강력한 나머지 영화의 메시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과거와 현실의 대립이라는 소재도 진부한데,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결국 현실을 택한다는 주인공의 어정쩡한 스텝은 도대체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게 한다. 






2. 킬러들의 도시(In Bruges), 마틴 맥도나 감독/콜린 파웰, 브렌단 글린슨, 레이프 파인즈 주연, 2008


국내 타이틀 <킬러들의 도시>는 벨기에 브루지에서 벌어지는 킬러들의 이야기이다. 대주교를 암살하려다 덩달아 아이까지 죽이고 자신을 자책하는 레이와 그의 파트너이자 선배인 켄은 임무를 마치고 브루지로 휴가를 떠난다. 한편 보스 헤리는 켄에게 '아이를 살해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깬 레이를 죽이라는 지령을 내린다. 이제 세 명의 킬러는 브루지에서 서로 죽고 죽이려는 추적극을 펼치게 된다.


사람은 죽이면서 아이를 죽이지 않는다는 공감할 수 없는 윤리원칙을 가진 킬러들의 이야기.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브루지라는 관광지에서 그들의 추격적은 몽환적이면서 해프닝적이다. 죽음을 일상으로 삼는 킬러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죽음은 사소한 것이되고 마찬가지로 산다는 것도 사소한 것으로 치환된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관광지에서 놀러간 사람처럼, 인생이란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비연속적인 해프닝의 연속이라는 메시지를 주던 영화는 죽음에 이른 주인공을 통해 삶의 목적지가 죽음이 아닌 사랑임을 암시하면서 끝이 난다. 기본적으로 범죄극이고, 곳곳마다 잔인한 장면도 나오지만 느와르라기 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 드라이한 범죄극을 좋아한다면 볼 만하다.





this is diss: 이 영화는 현실에 근거한 리얼리티가 아닌 사건에 근거한 리얼리티를 따른다. 즉, 모든 인물들이 거기 있음으로 해서 어떤 서사적인 사건을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완성하기 위해 인물들이 거기 존재하는 듯한 작가주의적인 냄새를 지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상당히 인공적인 냄새를 풍기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굵직한 액션 연기를 해온 콜린 파웰의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이면 꿈 깨시길. 이 영화에서 액션성은 그다지 강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