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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글 잘 쓰는 교실이 미심쩍은 이유 글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교실이라는 게 있다. 돈 내고 배우는 건가? 참견하자면 내 생각에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가르침이 있다. 하나는 잘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못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어떠한 기술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가 일률적이어서 명백하게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레프트 스트레이트의 자세라든가 연필을 쥐는 법, 수학문제 푸는 법 따위 말이다. 이런 것들은 틀리지 않는 법은 물론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 알려줄 수 있다. 반면 어떤 기술은 틀린 것을 짚어줄 수는 있지만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가 정답인지 모르것이 있다. 이것은 순전히 스타일의 문제다. 스타일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못 쓴 글을 지적해줄 수.. 더보기
경향일보의 성차별 면접 의혹 http://www.gobalnews.com/bbs/list.html?table=bbs_14&idxno=17293 이어 "제 항의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동참한 것은, 채용 때의 성차별 의혹 뿐만이 아니라, 항의자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향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제 주장이 ‘사실과 동떨어지고 주관적’이었다면서 제시한 2014년도 합격자 성비가 남녀 3:4 비율이었는데, 그건 편집기자직과 출판취재기자직까지 포함한 비율입니다. 제가 아랑에 처음 문제제기할 때 썼던 글은 취재기자 부문이었고 '최종 면접에 오른 여성비율이 7:3정도로 높았음에도, 결과는 3:2 비율로 남성이 다수"라고 반박했다. .-고발뉴스에서 성차별 제기자의 항의 내용 일부 발췌 저번주에는 이런 사건이 있었다. 언론.. 더보기
우리에게 간통법은 필요없다. 간통법이 폐지가 되었다. 이런 것이 논쟁이 된다니. 나에게는 차라리 즉석떡볶이를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을 것인가가 몇 배는 중요한 삶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간통은 가부장제에서 여성의 성적 권리를 제한하는 한편, 동시에 강력한 부권을 통제하기 위한 족쇄하였다. 가장의 경제적 능력에 의존하는 가부장제에서 성의 통제는 가정의 안정적인 운영에 기여하고, 나아가 보육과 복지와 같은 사회적인 안전망을 가정의 자율적인 역할에 맡길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런거 없어도 된다.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지만-많은 경우 그렇지 않지만- 남녀는 권리와 의무에서 평등한 존재임을 확인받았고, 남자만큼 여자도 경제적인 생활을 영위함으로써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이제 가장이 부양가족을 먹여살리던 가.. 더보기
이제 그만 애국합시다. 언제인지 모르겠다. 한국 vs 아르헨티나 월드컵 예선전을 할 때였는데, 나는 아르헨티나 저지르를 입고 거리에 나간 적이 있었다. 딱히 내가 아르헨티나 축구팀의 팬이라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한국팀-정확히 하자. 한국이 아니라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다-이 바라는 매국노도 아니거니와, 더 솔직해지자면 사실 남들 공차고 노는 것에 하등 관심을 못 느끼는 사람이다. 다만 나는 아르헨티나의 푸른색이 마음에 들어서 운동할 때마다 입고 다녔고, 당시에도 편하게 입고 나갔던 것 같다. 물론 아르헨티나전을 할 당시에 일부러 그 옷을 꺼내 입은 이유 중에는 내심 삐딱이 근성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어쨋든 내가 발가벗고 다닌 것도 아닌데 무슨 옷을 입건 내 마음 아닌가. 그래서 어찌되었냐면, 술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더보기
언제부터 논리가 만능열쇠였다고 별 것 아닌 진실을 털어놓자면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사실 그렇게 논리적이지 않다는 거다. 텍스트를 기반한 온라인 생활에서는 문장이 갖는 논리적인 힘이나 수미일관한 구조가 나름 중요하다. 그러나 시간을 타고 언어가 흐르는 구술 상황에서는 다르다. 어렸을 적 웅변 대회에 나가서 두 손을 치켜 들고 '힘차게/힘차게/외칩니다아아아!'라는 제스처가 필요했던 까닭도 같다. 구술 언어에서 논리적인 비판은 그렇게 호소력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그렇게 사고하려고 연습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자칭 논리왕들이 말도 안 되는 뻘글을 쓰더라도 측은한 마음으로 웃어주자. 그래도 쟤는 노력이라도 하잖아. 논리적인 사고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백조는 모두 희다'라는 명제는 검은 백조로.. 더보기
글을 쓸 각오는 되었나 라는 가요가 있다. 왜?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히 지워야 하니까" 단, 연필로 써도 괜찮은 것은 연애편지로 한정된다. 그 밖에 모든 글은, 비록 망작이나 습작일지라도 지워지지 않는 필기구로 써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짓 중 하나가 발표한 글을 지우는 것이다. '처음부터 수틀리면 물리고 말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서도 안 되지만, 일단 글을 지우고 나면 고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쳐지지 않은 글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한 오류로 남는다. 그깟 글 좀 틀려서 뭐가 어떻겠냐고? 글은 생각의 구현이라는 점을 우리는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글의 오류는 생각의 오류를 의미한다. 물론 우리 모두에게는 틀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틀리는 것 자체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요.. 더보기
11월 넷째주 페이스북 드립 모음 1.극단과 온건이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정서의 문제라면, 이것도 유행이라면 문제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양극으로 후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1.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주관주의로 함몰될 경우 극단주의자와 온건주의자는 그저 감상의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자라는 말을 비하하듯 쓸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유행의 문제라면 입장의 온건함이란 사실 극단적인 입장에 비해 전혀 온건하지 않다. 그것은 또 하나의 극단이다. 2. 후지 x100s 리뷰 후지 x100s(이하 엑백스) 사용이 두 달이 되어간다. 전반적으로 사진 품질은 만족스럽다. 인쇄용으로 써도 충분할만한 해상도도 좋고 발색도 훌륭하다. 다만 최대개방조리개값인 2.0f에서 접사모드를 진행할 경우 빛의 번짐.. 더보기
11월 셋째주 페이스북 드립 모음 1.친애하는 이수령님이 생일선물을 주셨다. 참고로 내 생일이 10월 2일인데 엊그제 주셨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를 넘어 포기하고 있던 시점에서 받은 선물이라 신선했다. 서프라이즈를 위해 생선 따위 한 달 뒤에 주는 배드보이, 이수령님은 그런 남자엿던 것이다. 일전에 선물 줄거면 아서 단토의 책을 달라고, 근데 좀 비싸다고 살짝 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했는데 두 권이나 챙겨주셨다. 으항.. 액수도 액수거니와 챙겨주는 마음이 황송하다. 이수령님 사..사..사...종묘사직을 길이 보존하옵소서. 책은 고맙게 읽겠습니다. 2.오마이뉴스 기사를 읽고 "박정희는 790년 만에 장엄한 군인""1917년 일제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는 언제 독립을 쟁취할지 막연했다. 다들 어려움을 겪는 시기였다. '그 분'을 임신한 어머니는.. 더보기
11월 상반기 페이스북 드립 모음 1.말하다가 가장 막막한 상대는 모든 판단이 좋아 아님 싫어, 옳아 아님 나빠, 이거 아님 저거? 로 몰아붙이는 환원주의자들이 아닐까. 문제는 맥락에 따라 다르고 모순이 없는 선에서는 동시에 부정할 수도 긍정할 수도 있으며, 부분긍정할 수있다. 심지어 언어에는 심리적 기울기를 나타내는 다양한 어휘들이 존재하건만, 그러니까 1 아니면 0? 이라고 묻는 컴퓨터 언어로 왜 나와 대화하려고 하는 거시냐. 이런 환원주의자들이 꼭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물어본다. 그래도 이건 귀여운 편이다. 진짜 무서운 환원주의자들은 자신의 똑똑함을 뽐내기 위해 남들을 깔아뭉개는 치들이다. 이들은 남들을 바보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 멍청해진다. 2.여의도 자전거도로를 보면 답이 안나온다. 거기다가 포장마차며, 정차한 택시,.. 더보기
10월 넷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머리로는 알겠지만 가슴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종종 쓴다. 부정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다르게 말해 인지부조화에 빠진 사람이란,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시키지 않는다는 핑계로 자기방어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머리로도 잘 이해 못하면서 이해한 척을 하거나, 자신이 논리적으로 수긍하는 것과 진짜 부딪히는 '가슴'이 무엇이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회피한 사람들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기 행위에 대해서 즉물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위선(혹은 자기애)은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보기 싫은 부분을 미지의 것 혹은 가슴이 시킨 일로 둔갑시켜버린다. 2. 뒷북이긴 한데. 내년부터 투르 드 코리아가 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