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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0월 둘째 주 페북 드립 모음

1.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뭐길래[기사보기]


사실 이 사건은 서울대라는 엘리트에 대한 기대수준과 실제 세계에서 서울대를 다니는 갭이 만들어낸 오락컨텐츠이다. 이것이 현 여권운동의 현실태를 시사한다거나 페미니즘의 오류를 고민하는 기사로 오인하면 곤란하다. 단지 이 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줄담배를 남성성의 과시라고 생각하는 서울대생 아가씨의 프로이트적인 발상이 전부다. 이 기사대로라면 그녀에게 있어 여자가 담배를 태우는 것는 돌출 성기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나 남자가 되고 싶다는 사인일 테고,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강의실에 나타난 남자는 필시 게이 페미니스트일 것이다. 평상에 다리를 접고 앉는 아빠다리는 심각한 남성적 과시이므로 여성들 앞에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2. 인간의 믿음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사실 신과의 관계는 믿음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불신에 바탕한다. 오감으로 포착할 수도 선험적으로 알 수도 없는 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 신이 있다고 누군가가 할렐루야를 선창하면 나머지가 아멘을 외치는 것보다 훤씬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니까 지금 까페 옆자리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영혼의 멘토라는 완창을 찬 저 분이 '하나님'과 '천국'을 언급할 때마다 거짓말 탐지기를 달아서 스스로 믿음을 시험하게 하고 싶다.


3. 내 옆자리에 앉은 스무살 청년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면서 진학 준비를 하겠다고 멘토에게 말한다. 때묻지 않은 자연, 시골의 순박함에 대한 계몽주의적 믿음이 저 어린 친구에게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 그는 제주도는 세상 근심걱정이 모두 해결되고 꿈에 그리던 그런 삶이 시작될 것 같이 말한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1년 동안 살아본 내 경험에 의하면, 아름다운 풍광이 돌멩이처럼 발에 채이고, 바람과 폭우마저도 인상적인인 섬일지라도 결국은 그냥 사람 사는 곳으로 '전락'한다. 현실로 도래한 낭만은 실온에 꺼내놓은 드라이아이스처럼 순식간에 증발한다. 밋밋하고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이 엄습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제대로 된 벌이도 없이 외지에서 백만 원도 채 되지 않은 월급에 시달리다가, 술을 진탕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 담배 한 개피를 피우고 있으면 '사는 게 이런 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딜가든 매한가지다.



4. 지난 정권부터 유달리 '4대'를 좋아하는 새누리당이 게임을 담배, 술, 도박과 같이 '4대 마약'으로 규정했다. 그들의 병맛 넘치는 수사과 별개로 게임을 중독적인 행위의 하나로 치는 것은 나름 일리가 있다. 도박과 게임은 걸린 보상의 질적 차이일 뿐, 중독까지 이어지는 강박행위가 만들어지는 기제는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언젠가 게임 중독자가 장시간 게임을 할 경우 뇌파의 변화가 코카인을 투여한 중독자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뉴스기사도 있다. 콘솔이든 온라인이든 게임 하나에 빠지면 약 한 달간은 약에 쩔은 사람처럼 게임에만 빠지는 필자에게도 게임은 거의 사이비 종교에 가깝다. 


여튼, 어렸을때부터 오락실에 가려고 엄마 지갑도 털어본 적 있을만큼 나는 게임에 대해서는 중독과 내성이 심하다. 가끔 내 인생에 게임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았으리라는 후회도 한다. 



샤워하고 있는데 엄마가 설거지한다고 뜨거운 물을 빼다 써서 순간 찬물을 맞고 짜증이 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마도 샤워 중독이다.



5. 언젠가 점쟁이가 나에게 말했다. 여복과 돈복이 없지만 지인복은 많다. 그러니 성공할 삶이라고. 그게 무슨 성공한 삶인가 생각은 들었지만 쪼금 이해가 간다.


6. 나는 싫은 소리는 잘하는데 정작 거절은 잘못한다. 아. 해주고도 욕먹는거는 둘째치고 생각해보면 노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의외로 힘이 많이 든다는 것을 느꼈다.



7. 카메라 뽐뿌가 와서 알아보다가 미러가 없는 카메라에게 위상차 AF는 카메라 화질에 마이너스라는 것을 깨달았다. AF방식도 세세하게는 전부 다르나, 후지 카메라를 일례로 든다면 컨트라스트 AF의 느린 구동을 극복하기 위해서 업그레이드한 위상차 AF 화소라는 것이 이미지 처리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한다.


결국 거의 모든 DSLR가 위상차AF를 쓴다고 해서 이것만 능사가 아닌 것이다. 컨트라스트 AF는 느리지만 확실한 핀을 맞추고, 위상차는 빛을 판단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빠르지만 부정확하다. 빠른 AF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좋은 화질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위상차 AF냐, 콘트라스트 AF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후지의 x100s는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레트로한 스타일을 보라. 이 뽐뿌는 나만 받을 수 없으니 모든 페친님과 공유하겠다.


7-1. 정신차려보니 통장 잔고는 비어 있고 이게 내 손에 들려 있었다.



이것이 후지 X100S